국민학교를 졸업한 지 어언 사십여 년이 지나 요즘 호떡집에 불난 듯 초등학교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아이에겐 커다란 강당, 넓은 교실, 낯선 식당.
덩달아 저도 끼일 것 같은 복도에도 조심조심 마음을 담습니다.
콩나물시루 같던 국민학교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은 커다란 삼나무가 자라도 될 만큼 친구들과의 공간이 넓습니다. 복도를 윤기 나게 닦아대던 어린 손길은 이제 자기 사물함을 가진 어엿한 학교의 주인으로 자리를 자리 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어렸을 때 봄이면 편지봉투에 잔디씨를 가득 따야 했던 일도 있었고 가을이면 코스모스 씨를 편지봉투에 가득 채워가는 숙제가 있곤 했죠.
그땐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땡볕에 숙제를 해가기 위해 열심히 잔디밭에 쪼그려 앉아있었는데 오늘은 아이의 학교생활의 지침을 듣기 위해 초등학교 시청각실에서 강의를 들었습니다.
시대는 변했고 그만큼 조심하고 새겨들어야 하는 것들도 바뀌었습니다.
어느새 조무래기 같은 손이 저의 손을 놓고 독립하려고 하는 것 같아 왈칵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그런 마음을 헤아리셨는지 교장선생님의 강의 말미에는 부모님께 드리는 당부가 있었습니다.
"아이의 행복을 바란다면
먼저, 부모님이 행복해지세요."
봄 햇살같이 반짝 반짝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즐거운 웃음과 멋진 경험들을 함께 공유하는 사이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바짝 긴장하며 들었던 초등괴담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우리 첫째는 다행히 학교가 재밌다고 합니다. 그렇게 평생 학교가, 배움이, 사람과의 관계가 재밌고 행복한 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