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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봄,
봄!!
by
이혜연
Mar 13. 2023
봄? 봄, 봄!
꽃잎은 하늘을 이고
잎새는 가지 끝을 깨웠다
이유 없이 돌아선 연인처럼
쌀쌀한 오늘에도 불구하고
봄은 기어코 왔다
때가 되었고
준비도 모두 마쳤으니
봄이 지천으로 펼쳐지는 걸
늦은 추위도
막을 수는 없다
헤어진 인연의 끝엔
언제나 새로운 인연이 오는 것처럼
차가운 바람뒤로
따스한 햇살꽃이 피는 것도
어쩔 수 없으리라
지금
봄은 여기저기 거기 모두에
이미 와 있다
태어난 지 여덟 해.
동그란 얼굴에 붉은 뺨을 가지고 앞니 몇 개는 새로 난 이, 송곳니 하나는 내어준 채 환하게 웃고 있는 첫째의 첫 번째 봄이 시작되었습니다.
놀이터에서 떠나지 않고 저녁까지 축구만 하던 아이가 오늘은 여자친구의 태권도 도장 끝나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더니 놀이터에 도착하자마자 집으로 가자며 손을 잡습니다.
"아빠한테 물어봐야 해."
여자친구는 그렇게 말했지요.
그랬더니 요놈이 여자친구의 아버지께 당당하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집에서 놀고 갈 수 있게 해 주세요."
첫째의 고군분투에 멀찍이 서있던 저도 말을 거들었습니다.
"지난주부터 놀러 온다고 했다고 잔뜩 기대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드디어 여자친구를 집으로 초대한 첫째는 집안 구석구석을 소개도 하고 잡기 놀이도 하고 친구를 위해 그린 그림도 선물하는 등 집안을 온통 봄빛으로 물들였습니다. 물론 첫째의 얼굴도 복사꽃이 활짝 피었지요.
동글동글한 얼굴로 아장아장 걷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여자친구를 위해 엄마에게 간식으로 호떡을 구워달라고 하고 함께 놀자고 데이트 신청도 하는 걸 보니 귀엽기도 하고 조금은 서운하기도 한 느낌입니다.
바야흐로 사랑의 계절이 왔습니다.
작은 추위로는 이 뜨거운 마음을 다시 얼릴 수 없죠.
우리 꽃도 피고, 얼굴도 피고, 인생도 피는 그런 봄을 맞이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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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매일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읽는 마음을 그리는 작가 난나입니다. 하루 한장 그림을 매일 하고 있어요. 저의 글과 그림이 위로가 되고 길이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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