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전 어느 주일 오후, 강남의 한 카페에서 처음 만났던 사람과 '어쩌다 결혼'을 한 지 10년.
누군가는 낯 뜨겁게 무슨 말이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어젯밤에도 난 그에게 이렇게 물었다.
"나 사랑해, 안 사랑해?"
십 년의 세월은 사랑을 학습한 AI처럼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사랑해.'라는 정답을 연발한다.
누구나 사랑에 대한 정의가 다르겠지만 십 년이 지나니 내게 사랑은 '편안함'이 되었다.
처음 볼 때 설렘으로 가슴이 콩닥거리지는 않지만 지금은 '이 사람이 있어서..'라고 시작되는 감사함이 훨씬 많아졌다.
물론 여전히 싸울 일도 많고 안 맞는 부분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눈을 뜰 때, 잠들 때, 두려울 때, 울고 싶어질 때 그의 곁이라서 편하게 눈 뜨고, 감사한 밤을 맞이하며, 두려울 때 손을 잡고, 울고 싶어질 땐 콧물, 눈물 흘리며 편하게 운다. 고맙고 편안한 사람을 나도 깊이 감사하며 사랑한다.
십 년 전, 처음 봤을 때 강남 예쁜 카페에 멸치처럼 앉아있어서 순간 '저 사람이 나를 아는 체 하면 어떡하지?'라며 뒤돌아 나올 뻔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우린 만났고 '어쩌다 결혼'을 했고 아웅다웅하며 십 년을 함께 했다. 그 연연이 오늘,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