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날씨에도 축구를 쉼 없이 하던 두 똥그리들이 피곤했는지 결막염과 어지러움을 호소하길래 팔당에 가서 오리백숙을 먹고 한강변에서 쉬었습니다. 나무 그늘아래에서 두 똥그리들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도 하고 '비석치기'도 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마당에서 친구들과 하루종일 했던 놀이였지요. 특히 비석치기는 큰 똥그리가 너무 재미있어해서 몇 번을 했는지 모릅니다. 머리 위에 돌을 얹고 갈 때는 새색시처럼 조심스럽고 눈대중으로 세워놓은 비석을 맞출 때는 집중을 하며 돌을 떨어뜨립니다.
골프공을 맞히는 것처럼 잘 맞으면 '탁'하며 제법 경쾌한 소리를 냅니다.
그렇게 오후 3시까지 함께 놀다가 후덥지근한 날씨에 못 이겨 다시 에어컨 빵빵한 실내로 기어들어왔지요.
신영복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겨울보다 어쩌면 여름이 더 살기 어려운 시기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여름엔 아이들이 등에 매달리며 장난을 치면 몸을 부르르 떨며 내려오라고 소리치게 됩니다. 정말 인간이 이렇게 뜨거운 존재라는 걸 여름날, 오후 3시에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누군가의 존재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여름보다 사람의 체온으로 따뜻함을 느끼는 겨울이 그리운 날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