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주고 싶어

by 이혜연
너에게 주고 싶어

비 오는 날

늦게까지 드리운 아침 그늘

낮은 소리로 내리는 빗소리를

너에게 주고 싶어


조금 더

이불 위를 뒹굴거리고

달콤한 게으름을 끌어안고


좋아하는 노래를

침대 위로 가득 펼쳐놓고

거실 가득 커피 향을 채우고


이제 막 피기 시작한

들꽃 한 송이

너에게 주고 싶어



요즘은 비가 정말 무섭게 내립니다.

한 번에 퍼붓는 것도 무섭지만 자주 내리니 기분이 우울해질 때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비 오는 주말 아침도 새벽같이 일어나 놀아달라고 합니다.

낮게 울리는 빗소리를 누워서 더 게으른 몸짓으로 즐기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해 조금 아쉬웠습니다. 느긋하게 흐느적거리는 재즈를 틀어놓고 커피 한 잔이 채워지는 동안 부드러운 브라운 향을 음미하고 싶어질 때도 많습니다. 아주 느리게 아침을 시작하고 나태한 갈지자 걸음으로 화장실을 갔다가 바닥에 배를 깔고 손에 잡히는 책을 읽기도 하고 지루해지면 만화책도 좀 읽고 싶습니다.

그런 시간을 나 자신에게 선물하고 싶어지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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