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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Sep 05. 2022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일

어쩌면

엉킨 실타래는

이리 잡아당기고

저리 풀어보려 해도

결국엔

더 단단하게 꼬여버린다


땀을 뻘뻘 흘리며

시작점을 찾지만

뒤적일수록

더욱 꼬여만 간다


그럴 땐

어쩌면

그 시작을 찾는 것보다

끝점을 정해야 하는 게 아닐까



"사람은 끝이 좋아야 한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었다

끝까지 좋은 관계로 서로 이별을 하고 싶지만 살다 보니 그 말이 참 쉽지 않게 느껴진다. 오늘은 내가 문제가 있나 생각이 들어서 우울했다.


아름다운 이별이란 무엇일까?

연인과 직장과 운명과 헤어질 때 정말  둘 다 만족하는 아름다운 이별이란 게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어떤 모습일까?

함께 할 때는 '어떻게 이렇게 좋은 사람이 있을까' 싶다가도

헤어질 때는 그동안 무수히 많은 좋았던 순간은 기억에서 사라지고 그 사람이 싫어지고 미워진 이유에 대해서만 크게 생각되곤 한다.

그리고 결국엔 서로의 기억에서 까맣게 지워버린다.


아마도 아름다운 이별이든 아픈 이별이든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게 되는 그냥 그런 과정의 일부가 아닐까?


이런 이야기를 신랑에게 했더니 쿨하게 이렇게 말했다.

"헤어지는 건 그냥 헤어지는 거야.

거기에 아름다움까지 기대해야 할까?"


끝까지 이해받고 싶고 아름답길 원하는 내가 어쩌면 가장 이기적인 이별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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