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가 방학을 한 이후로 혼자 집중해서 뭔가를 할 시간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혼자 고요히 앉아있는 시간에 스스로 다시 태어나는 느낌을 받곤 하기 때문에 지금의 저에겐 홀로 있는 시간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엄마인 저는 지금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가꾸는 것이 아주 잘 맞는 때이기도 합니다. 지금이 아니면 같이 할 수 없는 일들을 함께 하며 시간을 채우고, 아이들이 힘들거나 좌절했을 때 지금의 시간들을 징검다리 삼아 다시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혜연이라는 사람으로서는 오늘을 살아가는데 육아말고 다른 것들로도 채워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림은 다시 한번 쓸쓸하고 건조해질 인생에 물을 주고 꽃을 피울 수 있는 귀중한 존재가 됩니다.
어쩌면 그림은 제게 꿈이고 휴식이며 잠입니다. 그림 속에서 나는 내가 바라보는 모든 것들을 나만의 색으로 재해석해내고 창조해 냅니다. 그렇게 완성된 그림은 인생이라는 커다랗고 소중한 퍼즐에서 중요한 일부분으로 오늘을 완성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