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봄의 오락가락 불안정함을 활활 타오를 수 있는 열정으로 바꿀 수 있는 에너지를 축적시킬 때까지 기다리고 가을은 뜨거워진 열기를 열매에 채워 차갑게 자물쇠를 채울 수 있을 때에 온다.
하지만 청춘의 봄은 시도 때도 없이 오는지
우리 두 똥그리의 가슴에 불을 지피는 사랑이 뜨거운 여름날에 오셨다. 곱디 고운 두 청년의 마음을 빼앗아간 이는 바로 물놀이 안전요원인 대학생 누나다. 큰 키에 날씬한 몸, 무엇보다 언제나 생긋생긋 웃어주며 두 똥그리와 놀아준다. 덕분에 늘근 에미는 오늘도 땡볕에 앉아 사랑에 빠진 물놀이장 언저리를 돌며 보초를 서고 있다.
어제저녁 신랑과 대학생 누나에 대해 이야기하며 아빠 닮아서 예쁜 여자를 좋아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요놈들이 입에 게거품을 물며 그 누나는 길고 날씬하며 엄마는 짧고 뚱뚱하단다.
타버릴 것 같은 찜통 더위속을 오직 두 아들을 위해 견뎠건만 한다는 소리가 겨우 모두가 다 아는 팩트라니.. 엄마를 진정 사랑한다면 팩트 말고 사랑을 주라!!!!
올림픽 공원에 무궁화가 한창이고 오늘 새벽처럼 언뜻 가을 뒷모습을 본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날이 며칠만 지나도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피어날 것이다.
물놀이장에서의 서툰 사랑이야기는 내일 폐장과 동시에 막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8살, 7살 인생에 뜨거웠던 여름날 누나를 보고 싶어 달렸던 그 길들과 함께 물장구치며 놀았던 행복했던 시간은 삶에 근육을 만들어 더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어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