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캠핑

by 이혜연
가을 캠핑

오가는 이 없는

작은 시골길은

풀들이 무성하다


아이들이 모두 떠나간

숲 속 폐교 운동장

쓰러진 화단에

붉은 깃대 세운 맨드라미


언제든 돌아오라고

어느 때고 다시 오라고

풀숲에 횃불처럼

맨드라미 피어있다



아이들과 포천 캠핑장에 왔습니다.

이불도 싸고 프라이팬도 챙기니 피난민이 따로 없지만 신나 하는 아이들을 보면 주섬주섬 하나라도 더 챙겨 길을 나서지 않을 수 없습니다. 포천의 산속 폐교. 저희 텐트 바로 앞에 황금 열매 가득 매달고 노랗게 빛나는 논이 있습니다. 어느새 추수할 때가 온 것이지요. 예전에도 학생이 많은 학교는 아니었던 듯 자그마한 건물에 아담한 운동장이 있어 포근해 보입니다. 더운 낮엔 폐교 안에 있는 작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한가한 논길로 산책도 가니 마음도 저절로 풍요로워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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