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도 싸고 프라이팬도 챙기니 피난민이 따로 없지만 신나 하는 아이들을 보면 주섬주섬 하나라도 더 챙겨 길을 나서지 않을 수 없습니다. 포천의 산속 폐교. 저희 텐트 바로 앞에 황금 열매 가득 매달고 노랗게 빛나는 논이 있습니다. 어느새 추수할 때가 온 것이지요. 예전에도 학생이 많은 학교는 아니었던 듯 자그마한 건물에 아담한 운동장이 있어 포근해 보입니다. 더운 낮엔 폐교 안에 있는 작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한가한 논길로 산책도 가니 마음도 저절로 풍요로워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