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세계

by 이혜연
너의 세계


풍랑이 치는 바다

안개 자욱한 곳에서

세이렌의 노랫소리가 들리더라도

너는 저 너머

가야 할 곳에 당도할 때까지

귀를 막고

파도를 가르며 가야 한다


오늘 바람이 불고

해일이 작은 배 삼키듯

너를 뒤엎을지라도

꿈꾸는 내일이 있다면

바다도 너를 붙잡진 못할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벼락 치던 밤이 지나고

아침이 왔을 때

고요한 바다 한가운데서

너의 세계를 만날 수도 있으리





첫째는 아빠 성격이 90% 들어가서 굉장히 계획적이고 정확한 성격이라 예측이 어느 정도 가능한 편이다. 말도 잘 듣고 이해도 빠르며 생각을 해보고 판단하고 빠르게 실행한다. 둘째는 엄마 성격이 90% 들어가 감정적이고 예측불가능하며 조용한 곳에서 혼자 노는 걸 좋아하며 놀 때 보면 끊임없이 중얼거리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눈물도 많고 걱정도 많고 엄마 껌딱지인 부분까지 어릴 적 내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그렇게 여리고 엉뚱하고 눈물 많던 나는 23년의 객지 생활로 많이 거칠어졌다.

요즘 둘째의 취미는 종이배를 접어 욕실에서 노는 것이다. 몰래 문을 열어보면 혼자서 아주 역동적으로 끊임없이 말을 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놀고 있다. 한편으로 귀엽고 다른 한편으론 놀랍다. 자신만의 세계가 있는 사람은 갇히지 않는다. 너른 세상을 군림하며 유랑하고 지배하며 정복한다. 그런 몰입의 세계가 중년인 나에게도 필요하다. 쉼 없이 주절거리는 자기 암시와 앞으로 지배하게 될 세상까지도 모두 머릿속으로 그릴 수 있어야 내가 정복하고 싶은 세상을 가질 수 있다. 김경일 교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우리 50대는 앞으로 기대수명이 120 정도가 된다고 한다. 그렇게 보면 내가 채워야 할 시간이 아직도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그 시간이 두렵지 않게 자신만의 세계를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가는 날들이 되길 오늘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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