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산다는 것

by 이혜연
일상을 산다는 것

아침이 되면

늦잠을 자는 아이의 몸을

가만히 주물러

어린 잠을 깨운다


찬바람이 부니

따끈한 국 하나 끓이고

이제 막 지어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에

어제 담근 김치 올려

신랑 숟가락에 올려주면


오늘치의 행복

하루치의 감사가

식탁 위로 함께 차려진다


산다는 것은 결국

지금을 살아간다는 것


아침엔 새로운 생이 주어짐에

기쁨으로 살고

점심엔 나에게 주어진

삶의 미션을 살아내고

저녁엔 안식을 주는

신께 감사하며

오늘을 살아내는 것


몸이 아프니 하루를 살아가는 데는 꽤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우선 아침에 가볍게 일어나는 것 자체가 미션이 되었다. 벌떡 일어나고 싶지만 몸이 지구 중력을 강하게 받으며 침대 속으로 깊이 묻혀버리는 기분이 들고 손도 까닥하기 힘들다. 하루를 맞이하고 오늘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아파보면 알게 되는 것 같다. 일상이라는 것이 매일 주어지는 당연한 것들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온전한 하루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닌듯하다. 자신의 일에 열정을 다하며 그 일을 할 수 있을 만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건강의 가장 기초적인 요건은 뭐니 뭐니 해도 알맞은 수면일 것이다. 잠을 잘 잔다는 것은 오늘 하루의 수고를 완성했거나 미련 없이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정도의 사람이 될 것이다. 하지만 육아를 하는 중에는 항상 돌발상황이 발생하는데 어제 같은 경우가 그렇다. 두 똥그리가 자꾸 돌아다니며 자서 침대를 중심으로 양 옆으로 거리를 두고 잠을 자는데 새벽에 항상 번갈아 일어나 자기 옆으로 와서 자라고 나를 깨운다. 어제도 자다가 네 번이나 깼더니 오늘은 머리가 아프고 몸이 너무 무거웠다. 일상이 평온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다시 한번 느끼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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