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념이 휘몰아치는 밤
별은 모두 떨어져
간 곳 모르고 텅 빈 하늘
눈물만 가득하다
남은 생명들은 모두
흙으로 돌아가리라
그렇게 하늘가에 빈 가지만 외로울 때
추웠던 만큼
외로웠던 그만큼
계절이 식으면
그때 비로소 하얀 꽃들이 나려
겨울나무를 위로하겠지
야근이 많아진 신랑을 위해 오늘은 집에서 쉬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어제 마트에 가서 한눈에 반해버린 달랑무를 소금과 설탕으로 절여놓고 양념을 준비해 총각김치를 담았지요. 김치를 담근 후 식구들이 먹을 대추와 생강차도 만들었습니다. 요즘은 뭐든 살 수 있어 굳이 겨울을 위해 차를 준비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어쩐지 엄마가 만드는 수제차는 감기를 더 막아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사실 주부는 쉬어도 진짜 쉬는 시간이 없습니다. 언제나 꼼지락꼼지락 몸을 움직여야 겨우 현상유지할 수 있는 게 가사이지요. 물론 그런다고 표가 나거나 크게 달라질 것도 없지만 안 하면 안 한 티는 크게 나는 이상한 구조가 집안일인 듯합니다.
오후엔 아이들과 함께 평소에 놀던 놀이터 말고 새로운 곳으로 가서 모래놀이도 하고 집라인도 타면서 놀았습니다. 저녁별이 뜰 때쯤 함께 집으로 오는데 제 양옆으로 총총총 따라오는 아들들의 걸음이 사랑스럽습니다. 언제 이렇게 컸나 싶게 엄마인 저를 배려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시간이 참 금방입니다. 엊그제까지 신호등을 건널 때는 업거나 손을 꼭 잡고 길을 걸었는데 이제는 엄마를 보호하며 걷는 두 똥그리로 성장했습니다. 아토피로 고생할 때, 밤에 열이 나서 잠도 못 자고 간호하던 긴 긴 밤이 엊그제 같은데 그 터널 끝에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꼬마신사로 자라줘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어느 때보다 가을 풍경이 짙은 주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꽃보다 더 화려한 낙엽들의 계절이 지나면 겨울이 오겠지요. 긴 터널 같던 올해 2023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뛰어가는 제 뒤로 수없이 많은 가을날이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하지만 이 계절이 지나면 하얀 눈꽃이 피는 겨울이 오고 새로운 생명과 희망이 피어나는 봄도 또 오겠지요. 그러니 오늘도 후회 없이 열심히 달려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