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항상 불안스레 어둠에 잠겼고 대문은 작은 아이가 세워 들어갈 정도로 아주 작은 틈만 열려있곤 했다. 이 밤을 울음 없이 보낼 수 있을 것인가. 알 수 없이 저녁 밥상이 뒤집어지고 없는 살림에 값나가는 것들이 마당으로 내팽겨지기도 했었다. 그리고 울음. 저항하지 못하는 억울한 눈물소리. 그때 나는 마당으로 내려앉은 무거운 어둠만 보고 있을 때가 있었다. 텅 빈 어둠이 불행한 현재로부터 내가 알 수 없는 공간으로 블랙홀처럼 빨아들여줄 것 같았다. 가끔 검은 밤, 어느 공간에서 그림자들이 움직이는 상상도 해보곤 했다. 그래서 결혼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가정을 이룰 수 있다는 나이가 되기 전부터 가꾸고 싶은 집을 생각해보곤 했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곳, 편안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곳, 서로 눈을 맞추며 웃을 수 있는 곳, 서로의 체온이 항상 따뜻한 곳, 들어서는 순간 마음이 놓이는 곳을 꿈꿨었다. 그리고 잡아먹을 듯한 핏빛 노을이 감히 어둠을 몰고 들어올 수 없는 곳. 그런 가정을 가꾸며 살고 싶었다.
오늘은 아이들과 어린이 대공원에 텐트를 치고 야구도 하고 축구도 하며 아름다운 가을을 맘껏 뛰어다닐 수 있었다. 이렇게 하루하루 서로의 시간을 공유하며 저녁이 되면 함께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행복이 주어진 것에 항상 감사한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