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연식이 있는 노래라 살짝 민망하지만 그때의 노랫말들이 켜켜이 먼지에 덮여있던 어렸을 때의 풋풋한 옛일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노래가 나올 때쯤엔 벌써 크리스마스 카드를 고르고 누구에게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민하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거리에 온통 캐럴이 흐르고 색색의 카드와 연인들의 속삭임들이 노래를 들으면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짝사랑하던 선배의 편지를 기다리기도 하고 종강파티에서 썸을 타며 자취방까지 함께 걷던 일도 슬며시 떠오릅니다. 선배가 이야기할 때는 부러 눈을 동그랗게 뜨고 최대한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이려고 노력하던 것도 떠올라 얼굴이 화끈화끈 해집니다. 어떤 심리학 실험에서 70대 노인들에게 자신들의 20대 시절의 환경을 조성하고 음악과 소품들을 세팅해 놓은 곳에 생활하게 하니 인지능력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 5년 정도 젊어졌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에 몸이 쏙 들어가는 소파에 앉아 옛 노래를 들어보세요. 설렘이 가득했던 그때의 이야기가 아직 지워지지 않고 사랑스러운 추억으로 가슴깊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