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에는

by 이혜연
바람 부는 날에는

바람이 부는 날엔

웃음도 가볍게 날아간다


나를 붙잡는 건

작은 집게 같은

마음 한 조각뿐


구릿빛 웃음이 햇살에 반짝이며

바람에 흩어지는 날은

오늘의 상념도

우주의 작디작은 먼지 조각처럼 느껴질 뿐


미래의 문맹은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는 법을 배우지 못한 사람을

뜻하게 될 것이다. --엘빈 토플러--


가끔 현자들은 미래를 살다가 왔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떻게 그 먼 과거에서 지금의 이야기들을 예측하고 풀어낼 수 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요즘 시화집과 컬러링 작업을 하면서 배우고 싶은 게 많아졌다. 책 디자인도 배우고 싶고, 책 표지 작업을 할 수 있는 것도 배워보고 싶다. 온라인 마케팅과 사업디자인도 배우고 싶다. 오늘은 첫째가 송파구청 쪽에서 수업이 있는 날이라 아이 수업하는 동안 교보문고 나들이를 갔다. 컬러링 북 코너에 갔더니 역시나 중년의 아주머니들께서 책을 고르고 계셨다. 뭔가 단순하고 아무 생각 없이 그 시간에 몰두하는 걸 찾고 계셨다.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단순한 것 말고 뭔가 스토리가 있는 걸 좋아하셔서 시장조사 차원에서 책을 고르는 척 그분들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었다. 다른 중년 여성분도 세심하게 컬러링 북을 고르는 모습을 보면서 젊은 세대에서 찾는 책의 종류와 사뭇 선택의 주제가 다름을 느끼며 돌아왔다. 아침엔 넨도 디자인 이야기라는 책을 대여해 왔는데 디자인은 심리와 마케팅이 종합적으로 들어간 부분이 있어서 읽으면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것이라 기대된다. "인간이 무언가에 주목하는 특성은 다른 것과의 다름을 지각하는 시각적 차이 때문에 생긴다." 디자인 책을 읽으며 내 책이 다른 책들과 어떤 차별점을 지니고 있고 지녀야 하는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엘빈 토플러의 말처럼 무언가를 시도하고 도전하는 사람들은 배우는 일을 게을리할 수 없다. 궁금하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의 일을 습득하면 얼마나 많은 파급효과가 생길지 자각하고 있으니 배우고 또 배우고 싶어질 것이다. 하지만 눈앞의 것만 생각하면 배운다는 일은 한가한 사람들의 자기 위안적 시간 때우기로 밖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빠르게 변해가는 시간 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배움을 망각한 문맹이 되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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