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두 똥그리들의 그림책 만들기 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 두 아이들에게 작가로서 쓰고 싶은 책을 생각해 보라고 했건만 놀이터에서만 열심일 뿐 당최 시간을 내주지 않았지요. 하지만 어제저녁을 먹은 후 '그림책에 대해 생각해 보자' 하며 책상에 앉혔습니다. 그랬더니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고 묻더라고요. 먼저 주인공이 있어야 하고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더니 알겠다면서 앉은자리에서 쓱쓱 뭔가를 적더군요. '이놈이 또 장난하는구나..' 하며 혼내려고 들여다봤더니 지우개도 쓰지 않고 하나의 스토리를 적어냈습니다. 모험을 하거나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지만 한 번에 A4용지 가득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것에 놀라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첫째의 첫 번째 그림책 줄거리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아이가 한 번에 글도 잘 써내길래 그림까지 그려보자고 아이패드를 꺼냈습니다. 그랬더니 진지하게 앉아서 열심히 그리더군요. 덕분에 50페이지 중에 한 페이지를 하루에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부크크에서 출판하려면 최소 50페이지 이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50여 장이 넘는 그림이 필요합니다.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한 장이 완성되었으니 다음장도 완성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손흥민 옷을 입은 도마
사실 스토리로 보면 둘째의 이야기가 더 창의적이고 재밌지만 둘째는 아직 아이패드 사용법이 미숙하니까 제가 대신 그림을 그려줘야 할 것 같아 오늘 밤에 그림을 그려주마 약속했지요.
첫째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둘째는 눈에서 레이저가 나올 것처럼 집중하며 행동하나하나를 유심히 살펴 자기 것으로 복사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언제 이렇게 컸나 싶게 하루하루 성장해 나가는 아이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