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혜연 Aug 30. 2024

내밀한  방

내밀한 방

아무것도 두고 싶지 않다

그저 바람이 많은 곳에

창 하나 들이고

햇살이 강한 날

얇디얇은 그늘을 만드는 커튼


봄이면 힘차게 솟구치는

새싹의 노래

밤하늘을 가르는

은하수가 흐르는 여름밤

읊조리듯 속삭이는

가을 풀벌레 소리


그리고

침묵


고요가 가득한 그 방에

아침과 밤을

시간이 가고

계절이 바뀌는 동안

나만의

작은 이야기로만

내밀한 방을 채우고 싶다



아름다운, 너무도 아름다운


가을!!

매미소리가 부쩍 줄었다. 팔랑거리던 나비도 쉽게 보이지 않고 물기 가득했던 뜨거운 공기도 청량한 바람에 바싹 말라가고 있는 느낌이다. 아침이면 서늘한 바람에 오소소 닭살이 돋는다. 하늘이 푸르고 깊게 저만치 물러났으며 늘씬해진 구름이 모슬린 옷자락을 가만히 쓸고 가볍게 걷는다. 가을이다. 정말, 가을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