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서둘러 텃밭에 가서 빈 텃밭에 배추 모종 15개와 시금치, 열무를 심고 오는 길. 바람이 싸늘한 게 언제고 비가 올 준비가 된 듯했습니다.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심었는데 마침 비가 와준다니 초보 농사꾼을 하늘이 돕는 게지요. 별것 아닌 한 평 땅이 마음으로 몸으로 귀한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지난주에 심어둔 쪽파와 상추가 잘 자라주고 있어 가을 농사도 기대하고 있지요.
텃밭에서 구슬땀을 흘린 지 2시간 만에 오늘치 해야 할 일을 끝마치고 간단하게 점심을 먹은 후 아이들 하교시간에 맞춰 나가려니 세차게 소나기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한 여름 더위만큼이나 요란한 소나기인지라 우산을 써도 옷이며 몸이 빗물에 젖어갔지만 역시나 비를 맞는 건 기분이 참 좋습니다. 쏴아아 아... 세상의 소음도 한꺼번에 씻겨갑니다. 후두두둑.. 마음의 갈증도 바짝 말라 떨어져 내리고 촉촉한 그리움만 가슴 한편에 동심원을 그리며 번져갑니다. 비가 옵니다. 가을, 비가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