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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Oct 17. 2022

가을 기억



가을을 기억한다는 것은

끝이 있는

모든 것을

잊지않는다는 것이다


황금 들녁은

베어지고

노래하던 잎들도

땅으로

돌아간다


가을은

봄에서 부터

이미

약속된 계절


모든 것들의

수고가

기록되는 시간


시작함으로

마지막 언약이

드러날 것이라는

태초의 말씀이

이루어지는 계절



어느새 하루 한장 글과 그림을 기록한 날들이 

222일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어떤 날은 이것도 그리고 싶고, 저 말도 하고 싶어서 

안달을 내는날들이 있었고

어떤 날은 그리고 싶은 것도 없는데 나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꾸역꾸역 그리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 수고가 얼마나 큰지 

나 스스로 자만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엊그제 카카오에 서비스장애가 있으면서 

아무것도 올릴 수 없었습니다.

그림도 그리고 글도 썼건만 

그걸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가 없었던 겁니다.

일요일에는 복구가 되면 올리려고 

새벽 3시까지 버텼습니다. 

1일 1글그림을 스스로에게 약속한 만큼 해내고야 말겠다는 똥고집이 발생했습니다.


오늘에서야 그것이 저의 아집이였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세상이 기회를 주고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내가 아무리 기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도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누군가가 읽어주거나 봐주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느낍니다. 

세상으로 나가는 통로가 끊긴 날, 나의 모든 수고도 결국은 다른 사람의 배려가 더해져야 빛을 발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 글과 그림을 봐주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인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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