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가 없는 날은 아이들 등교시킨 후 석촌호수에서 운동을 한다. 1km를 뛰다 걷고, 스쿼트 100개를 하고 팔운동 2가지와 훌라후프를 10분 돌린다. 가장 무거운 것으로 하는데 제법 운동이 된다.
어제 비로 나무의 빈 가지 사이로 말간 하늘이 더 청명하게 보이는 곳에서 훌라후프를 돌리고 있는데 강아지와 운동 나오신 분이 잘 돌린다며 칭찬을 해주셨다. 그러더니 옆에서 다른 훌라후프로 조금 운동을 하시며 잘 안된다며 얼굴을 붉히시며 웃는 모습이 선한 인상을 더 돋보이게 하는 느낌이 들었다. 강아지도 어찌나 순하고 말을 잘 알아듣는지 운동하는 내내 자꾸 눈길이 갔다. 그렇게 조금 더 운동을 한 후에는 커피를 마시곤 하는데 우연히 견주도 커피를 마시는 루틴을 가지고 있다고 하셨다. 근처 카페로 가면서 혹시 강아지를 그려도 되냐고 여쭸는데 흔쾌히 그리라고 해주셨다. 그러고 나서 우린 자연스럽게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고 매일 그림을 그린다는 이야기에 놀라시며 그림을 보자고 하셨다. 그렇게 인스타로 그림을 보며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우연히 만나지는 만남을 좋아한다. 사람을 매번 찾아다니지는 않지만 여행을 다닐 때도 길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 버스에서 함께 앉은 사람들, 기차 연결칸에서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잠깐 스치는 인연 속에서 따스함과 위안, 그리고 슬픔을 느낄 때도 많다. 어떻게 해서는 만나야 했던 사람들이었다는 것도 알게 된다. 모두가 인연이라는 말을, 나는 믿는다.
내가 만난 인연 중에는 브런치에서 만난 인연도 꽤 된다. 개인전에 초대해 주신 어떤 생각님, 장애를 가지고서 방사선의학박사로 활동하시는 한우물 작가님, 남편분의 재활을 위해 시골에 거주 중이신 즐란 작가님, 그리고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퇴임하신 유미래 작가님.
그중에서도 유미래 작가님은 생각만으로도 따스해지는 인연이 아닐 수 없다. 매번 그분의 배려에 감탄하게 되는데 이번에 만든 에코백을 구매해 주신 후 후기 글을 어제 남겨주셨다. 덕분에 많은 분들에게 구독도 되고 가방도 주문을 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