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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Nov 26. 2024

이별이 오기 전에

이별이 오기 전에 


겨울비가 채찍처럼 

미처 이별을 준비하지 못한 은행잎들을 

할퀴고 흔들며 

거리로 내모는 

초겨울 밤 


노란 별들이 

검은 하늘 위로 쏟아져 내린다


이미 알고 있던 끝이라도  

오랫동안 준비한 끝이라 해도 

헤어짐이 아쉬움뿐이랴


길었던 인연들이 때로는 아프고

때때로 메어있는 듯 

답답도 했었다


나도 날아봐야지 

저 높은 하늘로 혼자서 훨훨 

모든 걸 놓고서 

그저 저 태양을 향해 


끝없는 공허를 가로질러 

한없이 올라서 봐야지 


덧없는 욕심 위로 

눈물이 왈칵 쏟아지며 

차가운 겨울 위로 

따스한 눈이 내린다 


이별이 왔다

우리 서로 돌아선 거리만큼

하얀 눈이 쌓여가는 

겨울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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