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색은 눈과 마음을 동시에 환하게 만드는 마법이 있는 듯합니다. 폭설이 내렸고 바람은 아직 차갑지만 웬일인지 봄이 코앞으로 다가온 듯 마음이 간질간질합니다. 산뜻한 스카프를 하고 원피스를 입은 채 신랑과 단둘이 데이트를 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도 이야기하고 나중에 은퇴하고 하고 싶은 일들도 이것저것 나열해 봤습니다. 전 세계를 돌며 한 달 살기를 해보자는 이야기도 했고, 서울 근교 전원주택으로 이사 가서 새소리가 아침을 깨우는 그런 일상을 보내보자는 즐거운 상상도 했습니다. 아직 요원한 이야기인데도 함께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게 합니다. 이월은 춘삼월의 봄바람이 마음으로 느껴지는 계절입니다. 살 빼면 입어야지 했던 미련 남은 옷들은 미련 없이 버리고, 벽에 걸린 그림도 산뜻한 색감으로 교체해야겠습니다. 거실에 꽃이 피는 화분도 몇 개 들여놓으면 봄단장이 되겠지요. 색색으로 피어나 온 천지를 환하게 물들이는 봄꽃들처럼 우리의 일상도 다시 아름답게 꽃 피울 수 있게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