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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같은 휴식

by 이혜연
봄같은 휴식

오후가 되자 이른 어둠이 창을 가리기 시작했습니다. 겨우내 마른땅의 갈증을 한꺼번에 없어줄 양인지 제법 굵은 빗줄기가 밤까지 이어집니다. 아마 밤을 적시고 아침해가 뜨도록 비가 내리다 이번 겨울, 마지막이 될 눈꽃이 내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나면 양껏 생명수를 들이켠 대지 곳곳에서 꽃들이 한꺼번에 피어나겠죠.


낮게 땅 위를 덮는 야생화들과 화려하게 세상을 장식할 벚꽃들과 배꽃, 사과꽃 같은 향기로운 봄의 정령들이 다시 한번 세상을 밝히며 이제 시작하는 연인들을 핑크빛으로 물들이며 잠 못 들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달뜬 마음이 온 세상을 사랑으로 물들일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오늘 밤은 포근한 어둠에 기대에 편안히 쉬어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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