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 누구의 독립인가

불꽃 아래, 움츠린 마음

by 운조



해마다 칠월 사일이면 하늘은 찢긴다.

검은 밤을 뚫고 솟아오른 불꽃은 찬란한 비명이 되어 터지고,

굉음은 공기를 갈라 심장을 흔든다.

아이들은 함성을 지르며 깡충거리고,

어른들은 마당에 모여 깃발 잔을 흔든다.

온 도시가 환희로 물들고,

밤은 오히려 더 환하다.


그러나 나의 마음에는 그날이 가까워질수록 묵직한 긴장이 드리운다.

누구나 기뻐하는 이 밤이,

누군가에겐 참아야만 하는 밤임을,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 저녁, 옆집 제시카가 마당 너머로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

“우리 오로라 있잖아, 검정 멍멍이.

벌써부터 덜덜 떨어서 신경안정제 먹이고 재웠어.

이젠 소리만 들어도 알아. 그냥 자게 하는 게 제일이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 집 골든리트리버, 버터도 매년 이맘때면 숨는다.

불꽃놀이는 그에게 축제가 아닌 전쟁이기 때문이다.


잠시 후 제시카가 다가와 내 손에 작은 폭죽 하나를 쥐어주었다.

빼빼로의 1/3쯤 되는, 어른 손가락보다도 가는 그것을 내게 쥐어주며 말했다.

“이거? 완전 귀여워. 그냥 던져 봐. 깜짝 놀랄걸?”

나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지만, 그녀의 재촉에 못 이겨 결국 손목을 꺾어 던졌다.

작은 폭죽은 몇 걸음 앞 아스팔트 위로 툭 떨어졌다.

팔이 아직 제자리로 돌아오기도 전이었다.

‘꽝!’


귀를 찢는 소리와 함께 섬광이 터졌다.

바람이 순간적으로 되돌아오며, 얼굴을 스쳤다.

몸이 움찔했다.

나는 순간,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도 모른 채 얼어붙었다.

그 조그만 물체가 품고 있던 위력은,

너무도 작아 보였기에 더 무서웠다.

그 안에 들어 있던 화약은,

사람의 마음을 흔들기엔 충분했다.


그때였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튕겨나오듯,

몇 해 전의 장면이 되살아났다.


독립기념일 저녁, 퇴근하고 돌아온 집.

현관문을 열었지만 반기는 버터가 없었다.

늘 꼬리를 흔들며 가장 먼저 달려오던 그가 보이지 않았다.

“버터?”

나는 집 안을 돌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소파 아래, 침대 옆, 욕실, 뒷문 근처까지—그러다,

거실 가구와 벽 사이 좁은 틈에서

벌벌 떨고 있는 버터를 발견했다.

황금빛 털은 땀에 젖어 가라앉아 있었고,

눈은 커다란 공포로 고정되어 있었다.


나는 그를 꺼내 안았지만,

그의 몸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그날의 불꽃은

하늘을 위해 터진 것이 아니라

이 작은 생명의 안녕을 찢고 있었다.


어젯밤, 나는 버터에게 신경안정제를 먹였다.

그리고 그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조심스럽게 틀었다.

피아노 선율이 방 안에 번지자,

그의 떨림도 조금씩 잦아들었다.

나는 그의 옆에 앉아, 조용히 그의 가슴이 오르내리는 걸 지켜보았다.

마치,

세상의 소음을 잊게 해주는 듯한 음악.

그 속에서 나는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지금 누구로부터 독립했는가.

그리고 누구에게는 이 밤이 아직 끝나지 않은 속박인가.


역사는 말한다.

1776년,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자유를 선언했다고.

하지만 오늘 이 밤, 불꽃이 가르며 퍼지는 이 소리는

정말 모두를 위한 자유의 외침일까?


불꽃이 터질 때마다 몸을 움츠리는 오로라와 버터,

총성과 다름없는 굉음에 PTSD로 밤잠을 설쳐야 하는 참전 용사들,

시민권이라는 투명한 장벽 앞에 서 있는 이방인들,

그리고 고국을 떠난 디아스포라들의 침묵 속에도

그 소리는 무심히 들이친다.


누군가에게 이 날은 자유의 날일지 몰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견뎌야 할 밤이다.


버터는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그가 해마다 이맘때 숨는 그 몸짓은

이 화려한 불꽃놀이의 또 다른 얼굴을 말없이 증언한다.


밤하늘의 불꽃은 참으로 아름답다.

그러나 나는 그 불꽃 아래에서 다시 묻는다.

우리는 지금 누구로부터,

무엇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운가.

이 밤, 화약의 위력이 터지는 소리 너머에서

우리는 어떤 속박을 끊고,

어떤 새로운 독립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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