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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than Mar 11. 2024

4. 미국 문화 그리고 직장 적응기

4. 신입인데 잡일이 없다

첫 출근 후 어디에서 무엇을 할지 모르겠는데 한 여직원이 다가와 자기를 소개한다 오피스 니저라고 한다. 필요한 것 있으면 자기한테 말하라며 먼저 맥북을 하나 주며 안고 싶은데 앉으라 했다. 전체 100명이 좀 안 되는 스타트업인데 자리가 다 오픈형이고 몇몇 임원을 제외한 자리는 출근한 사람 마음이다. 가서 자기 랩탑을 연 곳이 그날 일하는 자리다. 물론 팀별로 대략적인 위치는 있었다. 나는 나를 인턴으로 추천해 준 그 친구 아니 이제 상사 근처에 앉았다. 그리고 이것저것 환경설정과 데이터 접근 승인 신청 등을 했다. 그리고 보내준 문서 등을 읽으며 오전을 보내고 있었다.


'신입인데 뭘 해야 되지?' 저기 오피스 매니저가 물품 정리를 하고 있는데 같이 해야 되나 그런 식의 생각이 있었지만 아무도 움직이질 않기에 나도 가만히 있었다. 지나 보면 그건 그녀의 일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나는 내게 주어진 데이터 관련일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한국에선 막내면 복사도 하고 선배들 문서정리도 하고 배차도 준비하고 회의실 준비도 해야 했지만 여기선 그럴 필요가 없었다. 도리어 그런 일이 있으면 나보다 직급이 높았지만 오피니 매니저에게 부탁을 하는 시스템이었다. "2시에 클라이언트 오기로 했으니 회의실 예약 좀 해주세요" 이런 식으로.


점심을 간단히 탕비실? 에 있던 샌드위치로 때우고 사람들과 얘기하며 분위기를 익혀갔다. 그때 한국에서 신입사원으로서 인사 다녔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첫 기업은 참 분위기가 무겁고 강압적이었다. 인사를 다닐 때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응 잘해봐"하며 위아래로 쳐다보던 그 부장 그리고 주말에도 인사하러 나오라며 불러내던 상사들이 떠올랐다. 그때는 뭐가 그렇게 무서웠을까 왜 그리 스트레스가 많았을까... 그냥 또 다른 직장인이었을 뿐인데. 리고 그 사람들은 왜 그리 강압적이었을까 그냥 몇 년 먼저 회사일을 시작했던 것뿐인데. 그게 뭔 대단한 일이라고.


여긴 그냥 이름으로 인사하다 보니 솔직히 CEO 말고는 직급을 기억하기도 힘들었다. 물론 이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단순히 미국이어서가 아니라 미국이고 뉴욕이고 스타트업이고 그리고 이 회사이기에 이런 회사 문화를 가진 것일 것이다. 그렇게 며칠 인사하며 사람들을 알고 보니 서너 명의 인턴들이 더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두 이제 대학이나 대학원을 막 졸업한 친구들이었다. 그리고 한눈에 봐도 모두 어렸다 개인적으론 좀 민망했지만 생각했다 '걱정 마 여기 누구도 내 나이를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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