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rning Point

미국 서부 하이킹으로 회복을 배우다

by 닥터로

바위 사이로 아기자기한 폭포들이 형성되어 있고, 폭포라기 보다는 물이 흐르는 모습이 적당하겠다. 안쪽으로 걸어 갈수록 협곡을 이루고 있는 바위들이 더욱 촘촘해 지고, 색감이 빛에 반사되어서 금색으로 보였다.아마 오래된 협곡인지 아니면 사암바위라 그런지 바위사이로 나무들이 많이 자라나고 있었다. 수백년이 지난다면 이 암석들이 그냥 일반 산으로 바뀔지도 .... 그래서 지금 보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마 아래의 사진이 자이언 국립공원의 가장 대표적 사진 아닐까 한다. 좁은 바위 틈새로 하이킹하는 그리고 그 사이 흐르는 시냇물을 걸으며..색감이 이제 까지 미국 서부를 구경하면서 처음 보는 색감. 사실 가는 곳곳마다.. 그곳만의 독특한 특성이 있었고 그 특성에 맞게 색상도 다 달랐다.



DSC08328.JPG
DSC08323.JPG
DSC08326.JPG
DSC08330.JPG
DSC08354.JPG
DSC08336.JPG
DSC08345.JPG
DSC08337.JPG
DSC08349.JPG
정말 가도가도 좁은 틈들이 나오고.. 가면 갈수록 멋인 장면들이 보였다



뭐라할까, 이제 까지는 젊고 힘찬 그리고 뭔가 신선하지만. 이곳 바위는 무너저 간다고 할까.. 아쉽게 그 아름 다운 모습이 점점 퇴색되어 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아래 자갈도 많이 보이고...


이렇게 협곡을 따라 들어가면, 사진으로 많이 봤던 자이언 국립공원 커버 사진들이 계속 나왔다.. 사진을 봤을때 동굴 구경하는 줄 알았는데 동굴이 아닌 거대한 바위사이로 들어가는 것이다. 재미있는건 처음 들어오는 입구는 평범한 풍경을 보이다가 들어가면 갈수록 시간을 많이 보낼수록 더욱 신기한 장면들이 계속 나왔다. 그리고 점점 좁아 진다.



이렇게 좁은 바위틈을 통과를 하면 또 바위틈들이 나오고, 또 나오고르 계속 반복을 한다.. 들어가는데 돌아서 나오는 친구들에게 물었다.. 어느정도 가야 끝이냐 했더니.. 다들.. 가다가 지쳐서 돌아 나온다고 한다.


keep going forward, you get the same thing


이런 식의 샛강을 26km 걸어들어가는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 되었다.


이렇게 들어가다가.. 가장 큰 난관을 만났다.. 물 색과 강의 깊이가 아무래도 심상치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 넣고.. 가방을 머리에 올렸다. 실제로 들어가니.. 물은 허리이상 올라왔다. 물살도 빨라졌다.


DSC08371.JPG
DSC08362.JPG
DSC08369.JPG
조그만 암벽사이를 집고 가는 말안듣게 생긴 미국 꼬마를 봤다.
DSC08357.JPG
DSC08365.JPG
DSC08376.JPG
DSC08375.JPG


부모를 따라 걸어들어 왔던 꼬마들이 투덜 거리며 돌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꼬마는 so many rocks and water.. so what..


처음엔 신기해 하다가 계속 같은 장면에 질린듯한 모습이었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갔었을때 폭포를 본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폭포를 보는 순간 그 크기와 압도적인 물내림의 소리에 감탄을 하고 있었는데.. 같은 나이대 꼬마 여자가.. 아버지에게. So it is a lot of water.. what is a big deal 하며 .. 불평하는 소리를 들었을때.. 그게 얼마나 웃기던지.. 이때도 똑같은 상황 이었다.


점점 그늘이 더 많아 지면서, 이미 나와 같이 오던 사람들은 돌아가고.. 돌아오는 사람들이 한두명씩 보이기 시작했다. 돌아간다는 의미는 이번 미국 서부여행의 마지막 이었기에 뭔가 아쉽고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욕심을 내어 더 빠르게 서두르면서 걷기 시작했다...


Turning Point 근처

지금 기억으로는 여기까지 들어갔다가.. 이지점을 지나자 마자 돌아 섰던 것으로 기억난다. 가장 결정적인 말이.. 돌아오는 사람에게 어떠냐고 그러자 같은거의 계속 반복이다.. 자기들도 돌아간다. 지금 더 들어가면, 돌아갈때 전등이 필요할거다..라는 것이다. 벌써 3시간 넘게 와서.. 돌아가는 시간까지 합치면 서둘러야지 아니면 어두 컴컴한 밤이 될꺼고 하이킹 끝나면 라스베이가스까지 운전해서 가야하기 때문에 여기서 멈추기로 했다.

DSC08383.JPG
DSC08380.JPG
자이언 국립공원 가장 멀리 들어온 지점

가장 좁은 공간이 나오고.. 사람들이 안보이기 시작하자..

나는 "그래 여기가 이번 서부여행의 끝이다".. 라고 생각을 했다..


흐르는 강물..

금색 바위

그리고 산책하며 밝은 모습의 사람들을

뒤로 하고.. 이제 돌아갈 시간이 왔다..

돌아가려해도 약 2시간은 족히 걸릴꺼 같았다.


DSC08428.JPG
DSC08394.JPG
DSC08388.JPG
DSC08427.JPG
DSC08413.JPG
DSC08416.JPG
DSC08410.JPG
DSC08412.JPG
DSC08421.JPG
DSC08431.JPG


자이언 국립공원을 하이킹하면서 내내 생각하게 만든건, 그 튼튼 바위를 변형시키는 파괴력을 보여주는 바위속의 푸른 생명 이었다.


이 푸른 생명들은 생명력이 대단해서 아무리 단단한 바위도 수백년간 이자리를 지켜온 바위도 산산 조각내며 자기들의 생명을 번성시키고 큰 고목이 된다. (아마 사암바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나..)


물, 바위, 나무 그리고 사람




DSC08423.JPG
DSC08433.JPG
DSC08424.JPG
DSC08443.JPG

이제 끝이 나서.. 돌아간다는 기분에 다리가 풀린 것일까?

가슴까지 물이 찬 지역을 카메라 가방을 머리에 올리고 지나가다가..

첨벙

균형을 잃고, 그만 미끄러져서.. 넘어지고, 잠수를 하게 되었다.. 순간 아찔 했다. 특히 허우적 대면서, 가방을 튜브처럼 잡고 물속을 빠져 나오자 마자..


아.. 사진...


16박 17일간 열심히 찍어온 모든 사진이 방심해서..

모두 없어 질수 있다는 생각에.. 갑자기 모든 것이 허무해 졌다.


올라온뒤.. 가방을 봤다.. 흠뻑 졌었다

그순간에도.. 그래 만약에 SD카드가 다 지워졌다면,

"아 어쩔수 없지, 지금까지 눈으로 본 것으로 기억해야지.." 하는 마음만 있었다.

여행 준비하면서 찍은 가방 사진.

여행전 카메라 전용 가방을 새로 구매했는데, 카메라 판매점에서.. 이 카메라 가방이 방수도 되고 좋다고.. 그래서 비가 내려도 끄떡 없다고... 하도 그래서. 속는셈 치고 Lowpro 방수 카메라 가방을 구매 했는데


다행이었다.


가방안에는 물이 거의 하나도 안들어 갔다. 카메라점의 판매사원 말이 사실이었다.

방수 가방


그동안 찍었던 SD카드 모두 무사했고, 카메라 또한 문제가 없었다..

물속에 흠뻑 젖은 가방이지만 속안은 멀쩡한 상태였다.

물이 안쪽으로 조금 들어오긴 했지만, SD카드, 카메라, 렌즈, 모두 물을 피했다.


정말 다행이었다.


가방을 말리고.. 다시 셔틀버스 타려고 서둘러 뛰다시피 하며 이동했다.

막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발걸음을 서둘렀다.


물에 흠뻑 빠졌던 카메라 가방




DSC08445.JPG
DSC08458.JPG
DSC08471.JPG
DSC08456.JPG
DSC08460.JPG
DSC08450.JPG
DSC08447.JPG


나와 마찬가지로.. 돌아가는 사람들은 풀이 죽어 있었다. 힘들것과 아쉬움이 남아서..금색의 바위가 이제 붉은 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셔틀 버스를 탓던 곳으로 돌아 왔고..


DSC08474.JPG
DSC08477.JPG
DSC08500.JPG


이제 석양이 비추는 자이언 국립공원을 보면서

버스를 타고 차를 주차했던 Visitor Center로 돌아 갔다.


DSC08489.JPG
DSC08475.JPG
DSC08499.JPG


주차장에서 지는 석양을 보면서..

이제 여행은 끝이 나고 라스베가스 - 샌프란시스코 - 서울 행을 생각했다.

이렇게 자이언 국립공원도 아쉬움을 많이 남기고.. 떠났다.


아마 이렇게 색다른 자연에서 오랬동안 있었던 적,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이다. 자이언캐니언을 나와 라스베이거스, 샌프란시스코를 갔지만, 사진도 안찍고 그냥 지나쳤다. 도시에 들어오자, 그동안 못보던 사람, 차, 탁한 공기, TV 소리 등 모든게 공해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3일 동안 멍하니 생각하다가

원래 출발했던 곳,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여행 중에 계속 내 마음을 누르고 있던 것을 알았는데 그건 다름아닌 미국생활의 미련이었고,

이번 여행으로 그 미련을 없애면서 진정한 휴식을 얻었다.

ain't over till it's over


그리고 새로운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