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하이킹으로 회복을 배우다
Zion Narrows 하이킹
자이언 국립공원 방문객 센터에 도착하고, 어디로 갈지 경로 정보를 둘러보다가, 자이언 Narrow 협곡 (Zion Narrows)로 정했다. 이유는 예전부터 어디선가 사진을 봤었는데 한없이 좁아지는 협곡과 그 바위의 색깔이 여기를 하이킹 코스로 선택하는데 충분했었다. 그리고 나같이 뚱뚱했던 사람들에겐 시간만 가지면 평지를 한없이 걷는 거라 편했다.
자이언 국립공원 (Zion National Park)은 유타 (Utah) 주에 있으며, 애리조나 (Arizona)와 매우 가깝게 붙어 있다. 관광객에게 매우 친근하게, 조금은 인위적이긴 하지만, 잘 꾸며져 있었다. 약간 디즈니랜드 같은 느낌.. 비교하면 안 되지만, 그랜드 캐니언과 비교했을 때.. 여기는 가족공원으로 남녀노소가 자연을 즐기는 곳으로 생각되었다.
자이언 내로우 하이킹 코스가 있다. 들어가기 전 꼼꼼히 봐야 하는데 길이가 26Km 정도로 왕복하면 하루 종일 하이킹 하기엔 적당한 지역이다. 다만 중간에 어디까지 갈 거냐 계획도 중요하다. 갑자기 잡은 경로라서 자이언 캐니언에 대해선 아무런 지식 없이 하이킹했다. 빠르게 하이킹 경로에 대한 정보를 탐색했다. 날씨는 물론 매우 더웠다. 하지만 중간중간 샛강을 건너면서 구경하는 색다른 하이킹 콘셉트이었다.
이 자이언 내로우 안으로 들어가려면, 방문객 센터에 차를 주차를 하고 아래와 같은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간다. 간단히 하이킹 복장으로 갖추고, 카메라 가방을 가지고 갈지, 카메라만 들고 갈지 고민고민하다가.. 일단 카메라 가방 (배낭)을 매고 들어갔다. 간단히 목축일 물도 한두병 가지고..
무인 전기 버스가 하이커를 태우고, 입구까지 간다.
중간중간 방송에서 지명에 대한 안내와 함께 역사등을 알려준다, 마치 놀이동산의 관광유람차를 탄 기분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거친 하이킹보다는 샤방한 하이킹 코스였다. 그만큼 자연 친화적인 가족공원이라 가볍게 하이킹이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자이언 내로우에 도착했다. 사진에서 보듯이 하이킹 차림이 그랜드 캐니언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다들 산책 차림 또는 동내 마실 가는 듯한 복장 들이었다. 그리고 하이킹하는 사람들의 연령 때가 매우 다양했다. 3살 먹은 꼬마부터 노인들, 남녀노소 모두 활짝 웃으며 걷고 있었다.
하이킹 경로의 대다수가 이렇게 물안으로 걷게 되어있는데 다행히 깊은 곳은 나오지 않고, 성인이라면 수영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협곡을 건널 수 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이나, 데스벨리 국립공원, 그랜드 캐니언에선 사람들과 자연 풍경을 찍고 싶어서 사람을 찾았는데 자이언 캐니언에선 사람들을 피해서 자연 풍경을 찍는 게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동안 사람이 그리웠는데, 한마디로 시장에 온 듯 사람들이 많았다.
걷는 동안... 자이언캐니언의 별명이 신들의 정원이라고 부른다는데.. 왜 그런지 가면 갈수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날의 날씨가 신의 정원이라 칭할 만큼 환상적으로 청명했다.
계속해서 낮은 냇물을 건너고, 또 걸어가도 같은 분위기의 냇물과 바위들 모습들이 보였다. 앞이 막힌 거 같지만, 걸어가면 이 바위를 돌아서 길들이 계속 이어졌다.
걷다 보면, 가끔 깊은 냇물도 나와서.. 허리까지 물이 차는 경우도 있었다. 어린아이들은 수영해서 가고, 키가 좀 있는 사람들은 그냥 거침없이 걸어 들어갔다.
물이 나타나면, 몸을 담그고 그늘이 나타나면 그늘아래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덥지만, 물과 그늘이 있어서 그늘로 들어가면 매우 시원했다.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이렇게 엄청난 환경아래서 자연과 벗 삼은 미국 친구들이 한없이 부러웠다. 그러고, 난 미국에서 9년간 있으면서 과연 이런데 한 번도 와보지 못하고 뭐가 그렇게 바빴는지.. 왜 그렇게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안 했는지 한없이 반성을 하게 되었다. 혼자서라도 용기와 결단만 냈더라면 이런 지역을 한번 더 오는 게 뉴욕이나 시카고 저녁에 클럽에 가서 술 마시고 노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었을 텐데... 또 후회를 했다. 만약 이 글을 미국 유학생들이 본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미국 자연을 보러 여행을 떠나 보라고 추천한다.
특히 부러운 것은 미국의 가족들이 꼬마애들 손을 잡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즐겁게 하이킹하고 있는 모습들이었다. 다들 행복한 표정으로.
이제 조금씩 걸어서 걸어서 이동을 하는데 협곡이 이제 좁아지니..
햇빛이 가려지면서 그늘이 한참 동안 계속되었다. 이렇게 넋 놓고 위를 바라보며 걷다가..
어쩌면, 상상도 못 한 큰일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