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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잡러 정태 Jan 06. 2022

계획 없이 퇴사하고 난 뒤

Diary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검증하며 실천한다. 이것이 실수 없이, 효율적으로 세상을 사는 방식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아무런 계획 없이 퇴사를 결정했다. 휴학도 취준생 기간도 없었던 내 인생에 드디어 공백기가 생겼다. 무제한의 자유를 느끼는 행복함도 잠시 조급함이 찾아왔다. 뭔지 모르겠지만 내 인생이 꼬이고 있다는 느낌? 대책 없이 쉴 수 없다는 생각에 괜찮은 게임회사의 공고가 뜰 때마다 지원서를 냈다.



게임회사 지원 후기


https://coding-factory.tistory.com/772

https://coding-factory.tistory.com/773

https://coding-factory.tistory.com/774



이제 어찌해야 할까?


호기롭게 지원한 게임회사 결과적으로 모두 비참하게 떨어졌다. 세상에는 뛰어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았고, 웹 개발자의 길을 걷다가 하루아침에 게임 개발자가 되기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 많이 부족했다. 게임 개발자 지망생이라면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게임 포트폴리오도 없어서 면접관들도 나에게 뭘 물어봐야 할지 모르는 눈치 었다.


부모님과 친구들의 극구 만류에도 자신감 있게 박차고 나온 회사였지만 거듭된 취직 실패에 자존심이 상했다. '그럴 줄 알았어'라고 눈치 주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었다. 취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나의 약점을 보완해야만 했다. 나의 약점은 게임 개발자 지망생이면서 실제 게임을 개발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다른 지원자들을 보니 학교, 학원 등을 통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증빙하는데 나는 무엇을 통해서 내가 가진 능력을 어필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게임 학원을 등록하여 게임을 배워보기로 했다.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웹 개발과 가장 맞는것이 서버 프로그래머라고 생각했고 여러 가지 정보를 취합한 끝에 '프로카데미'라는 학원이 가장 유명하다고 하여 곧장 등록을 하였다. 그리고 지금 잘 다니고 있다. 대략 1년 뒤에는 내가 개발한 게임이 탄생할 것이다.


새로운 도전이 즐겁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안전지향적 테크트리만을 고집했다. 조금이라도 위험요소가 있으면 회피하고 최대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길로만 나아갔고 그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때의 나는 도전을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안 되는 이유부터 생각해냈다. A는 것 때문에 안되고 B는 것 때문에 안되고 맨날 이런 식이였다. 어쩌면 게을렀던 나 자신이 노력하기 귀찮아서 하는 변명거리였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납득할만한 이유를 구질구질하게 만들어내어 어떻게든 자기 위안 삼고는 했으니 말이다.  


지금의 나는 도전하지 않고 회피만 했던 과거의 내 모습이 한심스럽게 느껴진다. 이 세상은 위험을 회피해서만은 살아남을 수 없다. 위험을 이겨내는 역량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의 나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감 있게 도전한다면 못할 것이 없다."라고 생각한다. 나는 몇 년 전부터 시작한 몇 번의 작은 도전을 성공한 적이 있고 여기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은 도전을 통해 얻은 결과물이 아닌 절박하게 도전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경험과 그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자신감을 얻었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도전을 함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실패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인데, 사실 생각보다 실패를 해서 잃는 것들이 별로 없는 경우도 많다. 그저 나의 노력과 시간만을 날리는 것뿐이다. 실패하게 된다면 또 다른 도전을 하면 된다. 이런 것을 너무 크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의 게으름만 경계하도록 하자.   
 

악착같은 사람으로 거듭나 실패를 각오하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자 한다. 그래야 과거가 아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실패할 생각으로 해보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실패하면 어쩌지"라는 생각보다도 일단은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은 삶에 대한 시도는 실패해도 해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실제 작성일 : 20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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