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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히려 더 좋다 Mar 29. 2023

독일생활 알쓸신잡 열 가지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작고 가벼운 생활 팁

아두면 데없는 비한 학사전(알쓸신잡)이라는 지상파 프로를 참 재미있게 시청했던 기억이 있다. 이곳저곳 여행하면서 방문장소와 관련된 무겁지 않은 주제로 수다(?)답지 않은 수다를 떠는 프로가 인상적이었다. 내용도 신박했지만 참여자들의 박학다식(博學多識)함과 주거니 받거니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즐겼던 것 같다. 지식으로 통하고 수다로 피어난다는 이들의 이야기 속 내용들이  알아두면 쓸데없는 것이 아닌... 매우 쓸데 있는 내용들이었다.

 

독일생활 판 우리의 알뜰신잡 몇 가지를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쓸모여부는 뒤로하시고... 커피 한잔에 크라상 한입 베어 물듯 가볍게 살짝 맛보시기를...



첫 번째는 화장실 이용문화에 관련된 내용이다.  독일(유럽) 여행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한 1유로 동전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을 것이다. 도시여행 중 가장 불편했던 것 중 하나가 화장실 이용이었다. 위치를 찾기도 어려웠고... 돈을 내야 했고... 그리 위생적이지도 않아... 불편함이 많았다.


가장 현실적인 화장실 이용방법은 여행 중 식사나 간식시간 때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이용하는 것이다.


단순히 화장실만 이용하기 위함이라면, 주변의 시립(대학) 도서관, 시청사 등 공공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화장실 이용 목적이 아니라도 이곳은 들러볼 가치도 충분한 장소이니 참고하시기를 바란다.

 위치는 구글지도에서 간단히 찾아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영수증/세일 관련 내용이다. 어디서든지 구매 후 영수증을 반드시 챙겨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간혹 일이 익숙하지 않은 캐쉬어(casher)때문에 바가지를 쓰게 되는 경우가 있다. 우리의 경우 10개의 초콜릿을 구매했는데 20개의 값을 지불할 뻔한 경험이 있었다. 너그러운(?) 나와 달리 매의 눈으로 영수증을 확인한 아내 덕분에 추가지출을 피할 수 있었다. 확인하지 않았으면 두 배의 값을 지불하면서도 모르고 지나갔을 수 있었다. 캐쉬어의 의도하지 않은 실수였으나 손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질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주변에 갤러리아 백화점이 있다면 참고할 만한 내용이 있다. 영수증에 푸드코트에서 사용가능한 10% 할인쿠폰이 자주 인쇄되어 있다. 필요한 물건 구입 후에 푸드코트에서 알뜰하게 점심을 즐길 수 있다. 추가 장점은 대부분의 푸드코트가 경치 좋은 탑층(대부분 그 지역의 중심가에 위치)에 마련되어 있어 경치를 즐기면서 식사를 할 수가 있다. 경우에 따라 다음 구매에 추가 할인도 인쇄되어 있으니 어디 것이든지 영수증을 잘 살펴보고 간수하기를 추천한다. (최근에 갤러리아 백화점이 경영난으로 폐쇄되는 곳이 늘어나고 있음....)


세 번째는 교통 관련내용이다. 신호등 없는 건널목에서 차와 마주쳤을 때 지체 말고 건너야 한다. 차가 반드시(?) 먼저 멈추어 줄 것이다. 독일은 차량과 사람이 마주칠 시 항상 사람이 우선이다. 마술에 걸린 것처럼 내 앞에 모든 차들이 정차하고 내가 먼저 지나갈 때까지 기다린다는... 건너면서 가벼운 감사의 목례나 손짓정도만 해도 매너만점으로 충분하다. (안 해도 좋고...)


만약을... 대비해서 안전하게 차가 서는 것을 확인하고 건너야 하겠지만 주저하거나 미안해하지 말라는 것이다... 적어도 독일에서는...


네 번째는 동전사용 관련이다. 독일에 어느 정도 살다 보면 집안에 혹은 호주머니에 동전이 많이 굴러다니게 된다. 현금을 주로 사용하는 문화이기 때문에 동전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외국인으로 동전 사용에 익숙하지 않아 매번 지폐를 이용하고 거스름돈을 받다 보니 자연스레 동전이 많아지게 된다.


동전을 써야 할 경우 미리 1유로 단위에 맞게 동전별로 미리 준비해서 가지고 있다가 계산을 하면 훨씬 수월해진다. 동전으로 계산하느라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뒷사람 눈치 보지 말고 여유 있게 천천히 계산해도 된다. 독일인에게는 너무도 일상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는 플라스틱 음료수병, 캔 등을 챙겨서 환불(Pfand) 받는 내용이다. 플라스틱 물병(삼다수 물병 같은), 캔을 마트 내 자동환불기에 투입하면 보통 개당 25센트씩 환불쿠폰으로 발행해 준다. 이 쿠폰은 해당 마트에서 현금처럼 사용가능하다. 일주일마다 모아놓은 것을 환불하면 꽤 쏠쏠한 금액이 된다.

쿠폰으로 받을 수도 있고, 다른 곳에 기부를 할 수도 있으니 용도에 따라 버튼을 누르면 된다.


독일에서  휴지통을 뒤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목격된다. 멀쩡한(?) 복장을 한 사람이 쓰레기통을 뒤지더라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



여섯 번째는 독일열차 이용 관련 내용이다. ICE (InterCity Express)는 우리의 KTX나 SRT 같은 것이다. 독일 내 ICE 예약 시 이등석의 경우 자리예약을 할 필요가 거의(?) 없이 아무 자리에나 앉으면 된다. 독일인 승객 대부분이 자리예약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에 내가 앉은자리에 자리주인이 나타나면 그때 비켜주면 된다. 자리예약 시 좌석당 6유로의 추가비용이 필요하게 된다. 앉을자리 창가위쪽에 빨간 LED표시로 누군가의 이름이 표시되어 있으면 그 자리는 예약이 된 것이니 피해 앉으면 된다.  


좌석 예약이 꼭 필요한 경우가 있다. 국경을 넘어 운행하는 ICE/TGV 경우이다. 자리예약이 필수이고 자리가 없으면 예약 자체가 안되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일곱 번째는 가벼운 쇼핑 천가방을 하나 가지고 다니라는 것이다. 작은 천가방은 휴대하기 쉽도록 접으면 주먹보다 작은 사이즈 정도 된다. 평상시 간단히 쇼핑을 해야 될 경우가 자주 생기는데 즉시 담아 갈 수 있도록 작은 천가방을 가지고 다니면 상당히 편리하다. 가방에 조그만 천가방이 항상 준비되어 있다면 독일생활에 상당히 잘 녹아들어 가고 있는 증거라고들 한다.


가벼운 산책길에 조그만... 사고 싶은(사게 되는) 물건들이 반드시 생긴다는 이상한(?)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여덟 번째는 택배 관련 내용이다. 아마존 같이 택배주문이 배달 완료라고 메일이 왔는데 배달물이 안 보이는 때가 간혹 있다. 이때 걱정 말고 하루나 이틀 기다려 보면 아랫집이나 옆집에서 연락이 온다. 택배 가지고 있으니 찾아가라고.... 독일에서는 택배를 이웃에 맡겨놓는 것이 일상적인 일로 보인다. 아마존의 경우 홈페이지 tracking record를 보면 neighbor에 맡겨 놓았다는 기록을 남겨 놓기도 한다.


택배물이 보이지 않을 경우 당황하지 말고... 잠깐.... 기다려 보기 바란다.


아홉 번째는 대도시 역에서 접근하는 이상한 (?) 사람을 조심하라는 것이다. 유모차 끌고 다니는 젊은 엄마가 영어 할 줄 아냐고 접근하면서 돈 달라고 하거나 그냥 직접적으로 1유로만 달라고 접근하는 사람들이 있다. 소매치기 일 수도 있으니 아예 눈길도 마주치지 말고 무시하라는 것이다. 대도시 역에 멀쩡한(?) 차림으로 구걸하는 사람이 간혹 보인다. 특히 거주지가 아닌 다른 도시에 갔을 경우에 더욱 조심하기를 바란다.


측은지심으로 참을 수없다면... 약간의 적선을 하시고 (지갑을 절대 꺼내지 마시고 주머니 동전으로만)... 그 자리를 벗어나시기를...


열 번째는 식당에서의 기본예절 관련내용이다.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을 부를 때는 지속적인 눈 마주침으로 신호를 주라는 것이다. 잘 준비된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은 고객과 눈 마주치기 위해서 수시로 확인하기 때문에 신호를 주고받기가 수월하다. 필요한 것을 요청하거나 계산할 때 한 결 수월하다. 기분 좋게 해 줄 경우 당연히 보다 많은 팁을 지불하는 것도 필요하다. 10%에서 20% 정도 지불하면 무난하다. 독일에서 팁을 안 줘도 된다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적당한 선에서 팁을 지불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지나친 몸동작이나 소리로 웨이터를 부르지 않도록 한다.(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 생각하지만...)


작은 카페에서 주문하고 계산 먼저 할 때가 있다. 1유로 정도를 Trinkgeld (팁) 컵에 작은 소리가 나게 떨어트려 보시라...  서로를 향한 환한... 감사의 미소를 느끼게 될 것이다.


작은 양념들이 하나씩.. 하나씩.. 더해져서..

살아가는 맛이 조금씩.. 조금씩... 더 풍성해지는 경험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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