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결혼했습니까 (結婚しましたか)는 이혼의 뜻
<결혼했다는 이혼, 애인은 불륜관계 >
요즘 TV를 틀면 여기저기서 남녀 커플을 맺어주는 프로가 자주 눈에 띄는데요. 그만큼 결혼하기 힘든 세태를 반영하고 있는것 같아요.
이런저런 결혼조건도 까다로워짐에 따라 결혼이 늦어지면서 남녀가 만나면 우선 결혼여부도 궁금하실 텐데요. 그때 멋진 일본인 상대가 앞에 있다면 ‘결혼했습니까’라고 묻고 싶어지겠지요?
당연히 기초 일본어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일본어는 한국어와 어순이 비슷하기 때문에 ‘결혼했습니까(結婚しましたか)’라는 과거로 물어보면 틀린건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실거예요.
하지만 이 말은 벌써 그들이 결혼은 했었고, 지금은 ‘이혼했습니까(離婚しましたか)’라는 이미 이혼까지 한 상태의 말로 받아들이게 된답니다.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요
오래 전 약속장소가 어느 한적한 골목 식당이라 그곳을 찾아 갔답니다.
넓은 한 벽면 전체가 낙서로 온통 뒤덮여 있어서, 마침 대학가를 연상케하는 가게였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낙서를 읽다가 눈에 들어오는 글이, ‘나는 결혼했습니다(私は結婚しました)’였지요.
이럴 때 직업병이랄까 수정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순간 스쳤답니다. 지금도 '결혼'이란 단어만 나오면 그때 생각이 떠오르는데요.
위의 두 개의 예를 들었듯이, 그럴듯한 일본어 문장 ‘결혼했습니다. 결혼했습니까’는 모두 잘못된 말이랍니다.
이는 '과거'와 '현재'의 문제가 아니라, '진행상태'의 문제인 것인데요. 그런 질문을 받은 일본인이라면 '이혼했습니까'라는 뉘앙스에서 더 나아가 '몇번 이혼을 한겁니까?'로 까지 확대 해석할 수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결혼은 '하고 있는 것'이지, 이미 한 것이 아니기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많은 질문이 되겠지요.
때문에 결혼 여부가 궁금하시다면 '~하고 있다'라는 진행형으로 질문하시면 되겠는데요. '
결혼하고 있습니까?(겟콘시테이마스까·結婚していますか)'라는 '~ている(~하고 있다)'라는 식으로 물어야 겠지요.
즉, 다시말해 '겟콘시테이마스까(結婚していますか)'야 말로 '결혼했습니까'라는 바른 질문이 되겠네요.
덧붙여, 또 하나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단어가 있는데요. 한국에서 '애인(아이징·愛人)'은 사랑하는 사람이란 뜻이지요. 하지만 이 말이 일본으로 건너가면 부적절한 관계의 애인이란 단어가 된답니다. 따라서 일본에서 '애인'은 '고이비토(こいびと·恋人)라고 해야 되는데요.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고이비토요(こいびとよ、恋人よ)'라는 엥카가 유명한 것도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이겠지요.
또한 한중일 사람들이 만나면 서로 한자로 필담을 나눈다고 들었는데요. 이때 서로 오해하는 일이 종종 생긴다고 해요.
부적절한 관계와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을 구별못해 오해받는 일이 없어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