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오 자히르] 파울로 코엘료

by 조윤효


'연금술사'로 알려진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은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전반적이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지만 흐릿한 안갯속에서 삶을 보는 듯하다. 삶과 사랑에 대한 성찰적인 소설이라 보면 맞을 듯하다.


10년의 결혼생활 중 문득 사라진 아내를 찾아 나서는 베스트셀러 작가 이야기이다. 그는 사회적으로 성공했고 삶의 무게는 가볍다. 그녀의 부재로 자신의 정신세계를 볼 수 있는 용기가 생기기 시작한다.


'자히르'는 이슬람 전통에서 유쾌한 개념으로 아랍어로 눈에 보이며, 실제로 존재하고, 느낄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일단 그것과 접하게 되면 서서히 우리의 사고를 점령 해나가 결국 다른 무엇에도 집중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어떤 사물 혹은 사람을 말한다.


그녀의 아내는 그에게 있어 '자히르' 같은 존재이다. 2년 동안 그녀의 존재가 그의 자히르라는 것을 확신하고 그녀를 찾아 결국 만나는 여정이다. 결말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유교적 가치관이 몸속 깊이 스며든 나에겐 쉽게 행복한 결말이라 단정 짓기 어렵다. 그 이후에도 행복했을까 라는 의문이 내가 가진 사고의 틀을 만든 우리 사회에서는 긍정적인 답을 주기 어려울 것 같다.


자신만의 자히르가 있는가 라고 자문해 본다. 자신을 내려 두고 상대나 대상으로 스며들 수 있는 용기가 있을 지 생각해 본다. 소설이지만 이슬람권의 전통적 사상이 바탕이 되어 삶의 의미와 사랑의 의미를 이야기하고자 한 것 같다.


소설 속에서 저자의 깊은 생각을 캐어 내기가 어렵다. 마치 깊은 산중에서 산삼의 모양만 책으로 보고 들어가 그것들을 막연하게 찾아 헤매는 느낌이랄까.


삶이라는 거대한 배 속에 나를 이끌고 나를 분발시키는 존재가 있다는 건 큰 행운이다. 그런 존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갑자기 종교가 그 역할을 대체하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전반적인 소설의 이해가 명확하지 않지만 익숙해지는 사랑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해 준다. 결혼 전 서로 주고받았던 이메일을 오랜만에 한번 열어보고 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에서 서로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 주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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