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정리법]- 정희숙
저만치 가을의 소리가 들리는 시기이다. 옷장의 옷도 뒤적거려 보고 시골에서 보내주신 풍성한 수확물들을 냉장고 가득 넣다 보면 '정리'라는 단어가 일상으로 걸어 들어온다.
유튜브에 보면 다양한 정리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냉장고 속 정리법 옷장 정리 방법 등 여러 방식을 따라 해 본다. 정희숙 대표의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흔한 상식들을 이야기한다. 그녀는 이야기한다. 현재에 집중하며 살아가고 싶다면 정리를 하라. '정리를 잘하는 사람은 현재에 집중하면서 살아가지만, 정리를 안 하는 사람은 과거에 중점을 두고 살아간다.' 그녀의 말처럼 행복해지고 싶다면 지금 당장 정리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느슨해진 일상이다. 정리 실천에 대한 의욕을 주는 책이다. 사람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그에 맞는 정리 방식을 소개해준다.
지난달 어머님 댁을 치웠다. 매일 출퇴근하듯이 요양 보호소에 가시기 때문에 집안의 물건들을 최소화 해 드려야 할 것 같아서다. 생각보다 많은 물건이 삶의 군더더기가 되어 있었다. 인간의 덧없는 욕심을 보여 주는 듯했다.
지구가 존재한 길이로 인간의 삶을 보면 1년 10년 50년이 의미가 있을까? 지구별에 찰나를 살다가는 우리 인간이 자신의 소유로 착각하고 누린 공간과 시간이 덧없어 보인다. 버리지 못하는 어머님의 모습 속에 또 다른 나의 모습이 보였다. 필요할 것 같아 집안 곳곳에 놓아둔 물건들이 과연 꼭 존재해야 하는가? 스스로 질문해 본다.
현생을 여행 중인 내가 버리고 가야 할 많은 물건들을 계속해서 내 영역이라는 공간으로 들여놓는 습성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될 것 같다. 간편하게 살아가고자 한다. 여행하듯이. 생활 속의 결핍이 정신의 풍요를 이끌어 낼 것 이기에.... 간혹 절에 가면 수행 중이신 스님들의 그 한적한 방이 고풍스럽다.
서양의 그림은 캔버스를 가득 채우지만 우리의 그림은 여백이 있어서 좋다. 비워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많음을 선조들은 알고 계셨다.
그녀의 정리 3단계 원칙은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첫째, 정리는 밖에서부터 안으로 향하게 한다. 즉, 베란다부터 시작해서 안방으로 진행한다. 둘째,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진행한다. 집안에서 큰 공간을 차지하는 가구 배치가 우선되어야 한다. 셋째, 공간별로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별로 정리해야 한다. 물건이 놓여있어야 할 공간을 정해두면 한번 정리해서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물건을 품목별로 모아 두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의 양을 눈으로 보고 알 수 있어 소비가 줄고 돈이 모인다고 한다.
현관, 욕실, 거실 정리법은 그녀의 노하우를 따라 시작하다 보면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어 내기 쉬울 것 같다. 특히, 냉장고 정리법은 일상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냉장고 칸 또한 물건들의 공간을 정해 두고 칸별 사용도를 구체화한다면 남아도는 음식을 방치해 결국 버리게 하는 악행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냉장고 청소용 천연세제 만들기는 주말에 꼭 해봐야겠다. 베이킹 소다, 식초, 물을 1:1:1로 섞어 분무기에 넣고 냉장고 안과 밖을 닦아 준다면 각종 세균 억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주말을 청소하는 날로 정해 청소를 하던 때가 있었다. 한두 시간 청소하고 나면 기분은 좋지만 에너지가 소비되고 난 후 더욱 느슨해졌다. 하지만, 청소를 매일 조금씩 생활처럼 하다 보니 집은 잘 정리되어 있고 청소를 위한 시간을 따로 내지 않아도 되어 마음이 한결 가볍다.
욕실은 매일 저녁 샤워 후 머리에 샴푸가 스며들 동안 이곳저곳 조금씩 부분별로 청소한다. 주방은 물건들을 되도록 이면 수납장에 바로 넣어두되 그릇의 경우 깨끗한 행주로 닦아서 바로 서랍장에 넣어 둔다. 안방과 거실은 자기 전에 운동삼아 빠르게 청소기를 돌린다. 책을 읽다가 잠이 오면 책상 위나 책꽂이 또는 소파 위에 널브러져 있는 물건들을 제자리로 돌려보낸다.
식사 전 후 매일 식탁을 물티슈로 닦는데 그걸로 주방 옆의 창틀이나 거실의 창틀을 다시 한번 닦고 버린다. 그러면 창틀을 닦기 위한 시간과 마음을 뺏기지 않아도 된다.
뭔가를 크게 결심하고 시간을 내서 하는 경우 습관이 되기 어렵다.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면서 자투리 시간 속에 정리를 집어넣다 보면 그녀의 말처럼 현재의 삶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내가 존재하는 공간이 나를 말한다. 머릿속이 복잡할수록 생활공간을 단순히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생활 균형이 생길 것이다.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내 스타일로 힘들이지 않게 꾸준하게 한다면 깨끗하고 아늑한 삶의 아지터를 누구나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집이 지친 심신의 치유 공간이 되고, 스스로를 위로해 주는 공간이 되고 가족들의 사랑이 표현되는 공간이 될 때 삶의 길이는 큰 의미가 없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