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30년 만의 휴식] - 이무석

by 조윤효

책 읽는 속도가 깊은 산속 맑고 깨끗한 개울처럼 시원스럽게 흘러간다. 글의 길이가 길지 않아 명쾌하고 정신 분석에 대한 전문성을 단순하게 쉽게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옛 말에 복은 자기가 짓는 것'이라는 말을 인용한 서두의 글은 '행복과 불행의 갈림길은 외부의 조건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마음가짐에 달렸다.'라는 저자의 기본 생각을 알려준다.

'깊은 행복과 만족은 자기 자신을 아는 데 있다. 인간은 자신을 알고, 이해하고, 성숙해지면서 거기에서 오는 만족과 행복을 누리는 존재이다.'


인간의 마음은 보이는 '의식'과 보이지 않는 '무의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이지 않는 무의식이 우리의 감정이나 삶을 대하는 태도를 지배하는 권력자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말처럼 자신을 이해한다는 것은 자신의 무의식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자기의 무의식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끊임없는 자기 성찰이라는 답을 내놓는다.


나를 지배하는 무의식을 이해하는 방법과 타인을 대하는 나의 마음과 타인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사람의 마음에는 관계를 방해하는 장애물이 있다고 한다. 이를 심리학적 용어로 '유년기의 상처', '심리적 갈등', 또는 '마음속의 아이'라고 한다. 모든 조직과 삶에서 가장 어려움을 느낄 때가 인간관계의 갈등이다. 인간관계 갈등의 원인인 자기 안의 장애물을 이해하고 그것을 제거하는 것이 좋은 인간관계를 위한 첫 시작이다.


'우리의 갈등을 해결하고, 진정한 평안을 찾기 위해선 무의식의 탐구를 계속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마음과 행동을 지배하는 것의 대부분이 무의식이기 때문이다. 우리 안에 아이를 발견하는 순간 그 아이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다. 그래서 변화시키려는 노력 없이 그저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타인의 말과 행동으로 서로 상처 주고받는 일상에 대한 해답은 서로 간의 내적 아이를 인정하고 발견하는 것이리라.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5살 아이가 우리 안에 여전히 있을 수 있다. '실상인 어른이 허상인 마음속의 아이의 감정에 지배당하며 살아온 것이다. 이것을 발견하는 것이 통찰이다.' '철들고 큰 사람이 되면 분노 처리가 쉬워진다. 분노의 해결책은 나를 큰 사람으로 만들어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들을 품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나를 작게 만드는 사람에게 나를 판단할 전권을 주지 말라. 나는 다른 사람의 평가에 관계없이 온 우주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이다. 물론 탁월한 사람도 있지만 나의 세상에는 나만이 할 수 있는 내 몫이 있고, 그 몫의 삶을 사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타인과 나를 쉽게 비교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거인이 되지 못한 나를 독촉하기도 했었는데 조금은 욕심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이미 내가 가진 내 재능을 온전히 발휘하며 살고 있는지를 자문하라'는 말은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자신을 향하는 불만을 해소해준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독특한 인생을 산다. 조건 때문이 아니라 인생의 개별성 때문에 인생은 값나가는 것이다.' 값나가는 인생을 살기 위해 개별적인 삶을 온전하게 힘을 쏟아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 안의 아이가 있는지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를 화나게 하는 것, 나를 기쁘게 하는 것들에 대한 관찰이 그 첫걸음일 것이다. '다른 사람도 각자 자기 몫의 어린아이로 고민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을 그런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되니 그들에게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라는 말은 대인관계의 기본 해결서 같다. 서로의 마음속의 아이를 위로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어른이 되어야 행복한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당신 주변에는 당신의 따뜻한 말이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따뜻한 말 한마디, 미소가 당신을 그 외로움의 감옥에서 나오게 하는 첫걸음이 될 수도 있다.' 타인을 위한 '보시' 중 우리가 쉽게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게 따뜻한 미소와 서로를 격려해주는 말이다. 복을 짓는 쉬운 방법이다. 우리는 교회나 절에 가서 복을 빈다. 그리고 신의 사랑으로 자신의 삶이 더 나아지길 바란다. 저자의 첫 말처럼 복은 자신이 지어야 한다.


환자 '휴'라는 이름으로 그의 삶 속에 자리 잡은 어린아이를 관찰하고 발견하게 도와주는 과정으로 저자는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단순하지만 강한 어필력이 있다. 특히,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날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해 준다. '사람의 성격에 최초로 영향을 미치는 관계는 어머니와의 관계이다. 어린아이는 어머니와 나눈 경험이 한 인간 성격의 핵이 된다.' 아이에게 엄마가 온 세상이었을 그때 나는 내 세상 속에 있었다. '자식의 마음을 살필 여유도 없이 바쁘기만 한 어머니들은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바쁜가?>를 생각해야 한다.'라는 말에 지난날의 내게 필요한 조언이었음을 안다.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한다고 느끼면 세상이 자신을 사랑하고 인정한다고 느낀다고 한다. 부족했던 사랑과 인정으로 자라지 않은 아이와 살아가는 덜 성숙한 성인을 만들어 내지 않을 것이다.


저자 또한 영국에서 정신 분석을 받으며 자기를 분석했던 경험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면서 느낀 감정은 평안과 기쁨 그리고 자유로움이었다.라고 한다. 자신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반복되는 행동이나 감정을 찾고 깊게 생각하여 자신의 무의식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 사용법'의 기초가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관찰해서 무의식을 이해하는 것이다.


행복한 관계의 해답 또한 명쾌하다. 상대방과 자기의 다른 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서로 다른 성격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부부가 행복한 부부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자꾸 내 욕심의 자로 상대를 이끌고 싶어 하는 내 안의 작은 이기심을 이제는 버리고 싶다.


'마음의 주인으로 살아야 한다. 남이 내 마음에 들어와서 큰소리치지 않게 해야 한다. 자유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서 우리는 우선 자신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삶의 주인으로 감정의 주인으로 살아야 내면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남들의 욕구와 기대 판단에 맞춰 사는 '유사 자기'의 인생은 불행을 부른다.


'인간에게는 거울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즉 자기 반사 대상이 자신의 긍정적인 면을 비춰주고 격려해 주는 인물이 성장을 돕는 사람이다. 그래서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좋은 거울을 갖는 것이리라. 나 또한 좋은 거울이 되어 주어야 한다.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 타인들의 삶을 더욱 행복하게 비춰줄 때 세상은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다. 좋은 거울이 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무의식에 살고 있는 아이가 인간 불행의 진짜 이유다. 그래서 마음속 아이를 이해하고 그 아이로부터 행방되는 것이 우리의 숙제라고 한다. '무의식에 숨은 자기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미지의 나라를 여행하는 것보다 더 흥미롭고 신기하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사람도 자유롭고 편안해진다. 자신을 이해할수록 자신의 가치가 보인다. 자존감이 회복된다. 우리 마음의 주인으로 사는 것, 그것이 축복된 삶이다.' 저자의 마지막 말이 가슴 깊은 울림이 된다. 마음의 주인으로 나의 무의식을 관찰하고 나와 관계된 모든 이들에게 스스로가 꽤 괜찮은 사람임을 깨닫게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개별적 삶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 저자의 지혜에 감사하다. 이렇게 그는 그의 복을 짓고 있고 나도 복을 지어가는 일상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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