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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독서

[초인류 잡담력]-야스다 다다시

by 조윤효

새의 지저귐이나 바람이 흩고 지나가는 소리를 의식할 때 삶의 소리가 더 잘 들린다. 듣는다고 듣는 게 아니고 말한다고 말하고 있는 게 아닐 수 있다. 산다고 사는데 삶이 아닐 수 있듯이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사소한 일들을 의식할 때 삶은 풍선처럼 의식의 입김으로 커지기도 하고 바람이 빠지기도 한다.


매일 나누는 일상의 잡담을 근사한 포장지로 포장하여 그 가치를 올려주는 책이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최초의 접점이 잡담이라는 말에 의미 없이 던져지는 말들의 가치를 생각해 본다. 인간관계와 업무의 질을 근본부터 바꿔주는 마법 같은 게 잡담이라고 한다. 일류가 되기 위해서 자신을 끊임없이 연마해야 한다는 저자는 잡담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잡담은 모든 인간관계의 출발점이고 상대에게 자신을 인정받아 더욱 끈끈한 관계를 맺는 계기가 되고 인간관계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무대라고 한다. 워런 버핏 또한 '개인이 지닌 재능은 어디를 가든 눈에 띄는 법이다.... 사람의 말과 행동이 그렇게 느껴지도록 한다. 인생에서의 가장 중요한 재능이 화법이다'이라 했다.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배워두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재산이 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간다.


책은 잡담을 시작하는 법, 잡담의 화제, 공감을 부르는 경청법 그리고 잡담을 통해 처음 만나는 사람과 거리를 좁히는 방법과 두 번째 만남을 통해 어떻게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지를 보여 준다. 또한 상대에 따라 화법과 화제를 바꾸는 방법과 잡담에서 본론으로 넘어가는 법과 일상에서 연습할 수 있는 잡담 트레이닝을 이야기한다. 책이 두껍지 않고 이해하기 쉬우며 대화체로 제시된 예시문은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세련된 잡담의 기술을 연마해서 일류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단, 1분 만에 잊지 못하는 사람이 되고 잡담으로 신뢰를 쌓고,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경청 방법을 실천하고 있으며, 단 한 번의 대화로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일류라고 한다.


잡담으로 처음 만나는 사람과 이야기를 시작할 때 자기 개시에 대한 예시를 보여 준다. 자신을 열어 보이는 자기 개시가 중요한 이유는 상대와 거리를 좁히기에 때문이다. 상대방에 대한 대략적 평가는 1분에서 4분 사이에 결정되고, 첫인상의 호감도도 2초 만에 결정된다고 한다. 자기 개시는 상대방의 마음을 적당히 풀어줄 수 있도록 어떤 경험을 했으며 무슨 생각을 하는 인간인지를 전하는 작업이다. 자기 개시는 30초에서 1분 안의 짧은 시간에 이루어져야 한다. 소소한 실패담을 짧은 시간에 말해 상대방에게도 말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오노마토페(Onomatopee, 소리나 감정상태를 나타내는 의성어)를 사용해 단어의 강약이나 뉘앙스를 쉽게 표현할 수 있으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한다. 물론, 대화 중간중간에 제스처를 살짝 넣어 주어도 좋다고 한다. 짧은 문장으로 리듬감 있게 말하는 능력은 한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이야기를 세 번 연습하면 자신의 것이 된다고 하니 잡담을 품위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


잡담의 내용에 대한 이야기도 알아둘 만하다. 잡담을 할 때 마무리 계획을 세워 두고, 대화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의식하고 이야기를 풀어 가야 한다. 목소리는 '파'나 '솔' 음이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 음의 높이다. 처음 말을 건넬 때 밝게 인사하면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계기가 된다. 화법은 넓게 다양하고 얇은 대화인 수평적 주제로 시작해 하나의 관심을 깊이 있게 이야기하는 수직적 주제를 나아가면 될 것 같다. 잡담이란 결국 상대방을 대화에 끌어들이는 것이고, 상대방이 어떤 화제에 흥미를 보이면 더 깊이 파고 들어가는 것이 잡담의 기본 흐름이라고 한다. 개인의 사상이 담긴 정치나 종교 이야기를 피하는 게 좋고 무거운 화제보다는 가벼운 화재가 대화를 활발히 진행하게 한다고 한다.


잡담을 할 때 재미보다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더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또한 실용적 지식의 정보를 줄 때 대화가 자연스러워진다. 상대에 따라 건강, 투자, 여행, 잠, 패션 등에 대해 실용적 지식의 정보수집을 미리 해 둔다면 연말처럼 모임이 많은 일상이 즐거울 것 같다. '누구나에게 대응할 수 있는 지식을 보유한 사람이 일류가 된다.'


경청은 잡담의 가치를 넓혀 준다고 한다. 상대방이 말을 할 때 맞장구를 치거나 고개를 끄덕여 주는 작은 행위가 신뢰를 쌓을 수 있다. '아~, 허어~, 그래 그래, 이야~ 역시나, 정말 대단하데..'라고 말해보라고 한다. 이때, 고개를 살짝 흔들어 주기도 하고, 눈썹을 위로 올려 놀라움을 표현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한다.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들으면 상대방 얘기가 정말 재미있어진다.' 상대방의 말을 흉내 내서 대화를 이어가는 요령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예로, 상대가 '얼마 전에 마라톤 대회를 나갔는데요...'라고 말하면, “네? 마라톤 대회에 나가셨어요?'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대화의 기본 중 하나가 상대방이 받아치기 쉬운 공을 주듯이 하라고 한다. 상대방의 답변을 다시 한번 요약해 말하기는 상대가 자신에게 주위 집중해서 듣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좋을 듯하다.


관심과 칭찬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 그중 칭찬의 방법을 조금 다르게 해 보는 아이디어는 활용해도 좋을 듯하다. 단순하게 '피부가 좋네요?'라고 칭찬하기보다는 '뭔가 특별히 하고 계신가요?'라는 질문이 상대가 기분 좋게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게 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직접적 칭찬보다는 결정적 순간에 중얼거리듯 감상을 말할 때 칭찬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줄여주고 상대는 칭찬받는 기분을 얻을 수 있다. 예로, 시선을 직접 주지 말고 천장이나 허공에 두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옆으로 살짝 기울이면서 '하아~, 역시 대단해', '난 그런 식으로 생각 못했는데', '00 씨의 이야기엔 왠지 빠져들게 된단 말이야'라는 식으로 중얼거리는 것이다. 이런 식의 칭찬이 효과적인 이유가 사람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본심을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좋은 인상을 주었던 첫 만남 이후 두 번째 만남을 가질 때는 처음 만났던 이야기를 언급하는 게 좋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또한, 소소한 선물 또한 상대를 기분 좋게 한다. 가끔 모임에 나가면 여행 후 핸드크림이나 초콜릿 같은 선물을 주는 지인들은 그 모임을 한순간에 인간적이고 따뜻한 공간으로 만든다.


말에 '쿠션'을 넣는 버릇을 들여라는 말은 독특하다. 예로, '실례지만,.....”, '정말 죄송하게도,....', '번거로우시겠지만,...', '폐를 끼 지게 되었네요...', '바쁘신 와중에 죄송하지만,...' 등을 딱딱한 대화 사이에 쿠션을 넣어 보는 것이다. 존중받는 대화라는 인상을 받을 것 같다. 당사자가 없는 곳에서도 이야기를 할 때는 반드시 경어를 쓰라고 한다. 경어를 쓰되 친근감을 잃지 않게 말할 수 있을 때 말이 격식을 갖게 될 것 같다. 말하는 내용을 친근하게, 말투와 태도는 상냥하고 정중하게 할 수 있다면 사람 사이에서 생겨날 수 있는 작은 갈등과 소원함이 사라질 것 같다.


전달력이 강한 말을 하고 싶다면, 중요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잠시 뜸을 들여 상대방이 집중하게 하거나 핵심을 미리 예고하는 방법도 유용할 것이다. 무엇에 대한 이야기 인지 10초 안에 전달하라고 한다. 사람이 귀를 통해 얻은 정보를 기억할 수 있는 양의 한계는 17초 정도임을 감안할 때 남들 앞에 이야기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런 사소한 규칙을 정해 연습하고 말해 보는 것이다.


대화를 할수록 향기를 남기는 사람이 있다. 그들과의 만남은 설렘을 주기도 한다. 말하기와 경청의 방법 또한 글자를 배우듯 그렇게 배워야 하는 삶의 기술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고 평화롭게 행복을 맛보는 만남을 위해서 일상에서 매일 연습을 해봐야겠다. 유형의 자산만이 가치가 있는 게 아니다. 저자의 말처럼 화법은 우리 삶의 중요한 무형의 자산이다. 그 무형의 자산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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