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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독서

[뇌는 달리고 싶다]- 안데르스 한센

by 조윤효

자신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외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내적으로 어떤 변화를 서서히 맞이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어느 순간 정체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머리를 더 현명하게 써야 할 것 같은 마음이 생긴다. 내적 정체성이 느껴질 때 나도 모르게 찾는 것은 뇌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책을 읽는 것이다. 나를 안다는 것은 뇌를 안다는 것과 닮아 있다. 머리를 잘 쓰기 위해서 공부하고 외우고 뇌를 훈련하는 게 답이 아니라 몸을 먼저 튼튼하게 하는 게 우선순위임을 이 책을 통해 배웠다.


저자 안데르스 한센은 스웨덴 정신과 의사이자 과학 저술가이다. 그의 책은 시종일관 한 목소리를 담고 있다. 운동하면 뇌의 기능이 좋아진다는 가장 단순한 논리를 세뇌시키듯이 한 음이 일괄되게 따라붙는다. 결국, 읽다가 우리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것이다. ‘걸어야겠다. 달려야겠다. 신체 운동이 답이다.’


‘몸을 별로 움직이지 않는 삶은 그 편안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불안정하고 초조한 상태로 만든다’라는 칼 세이건의 조언으로 책은 시작한다. 책은 운동을 통해 뇌가 어떻게 변하는지, 스트레스를 날리는 과정,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 행복의 묘약으로 작동하는 방식, 기억력을 올리고 창의력을 올리고, 운동을 통해 어떻게 뇌가 성장하는지 그리고 뇌의 건강한 노화를 알려 준다. 디지털 시대를 살지만 석기시대의 뇌를 가진 현대인에게 올바른 뇌 사용법을 처방해준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작동하는 유일한 기관인 뇌의 특성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뇌가 사바나 시대의 우리 선조들의 삶을 닮아 갈 때 더 효율적으로 작동이 된다고 한다. 걷기를 통해 뇌의 서로 다른 영역이 잘 통합되고 뇌기관 전체가 더욱 효율적으로 기능을 한다고 한다. 늘 먹을 것을 찾아 돌아다니던 습성을 가진 우리 조상들은 움직일 때 자신의 모든 능력을 동원하는 습성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뇌에도 잠재되어 있다.


운동을 통해 뇌의 각 영역이 서로 잘 연동된 사람은 치매의 40%의 예방은 물론, 기억력, 창의력까지 높아진다고 한다. 특히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크기가 운동을 통해 커진 사례는 뇌의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운동이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반면, 뇌 연결이 불량인 경우 분노 조절이 어렵고, 알코올이나 약물 남용 등 생활의 부정적 속성이 생기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뇌의 영역별 연결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통해 몸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요즘 정체된 느낌이 드는 이유가 움직임이 줄어서 임을 알게 됐다. 일주일에 3번만 20분에서 30분만 걸어도 뇌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의 뇌는 도자기가 아니라 점토 같다고 한다. 뇌는 사용자의 손에 의해서 변화되는 신경가소성을 가진 장기다. 신체 활동을 통해 뇌의 신경가소성을 바꿔주는 물질이 GABA라는 물체라고 한다. 운동은 우리의 뇌가 어린아이의 뇌와 비슷해지도록 돕는 것이다. 어린아이들의 뇌는 서로 연결이 쉬어 유아기 때는 무엇이든 쉽게 배우는 것이다. 어느 나라에 사느냐에 따라 그 나라 언어를 쉽게배울 수 있는 능력도 뇌 영역 간의 연결을 쉽게 할 수 있는 어린아이들 뇌의 특징 때문이라고 한다.


뇌 속의 편도체는 우리의 생존을 위해 위기의식을 느끼고 불안감 그리고 대응하는 능력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현 일류는 더 이상 맹수에게 쫓기거나 추위와 배고픔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이유로 편도체가 활성화된다.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또 다른 역할 중 하나가 편도체가 과하게 활성화되지 않도록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고 한다. 스트레스로 인한 코르티솔 호르몬이 과하게 분비되면 해마가 죽을 수 있고, 또한 그 크기가 줄어든다고 한다. 해마뿐 아니라 고등 인지 기능이 일어나는 곳인 이마엽에서도 편도체 활성화의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고 한다. 신체 활동에서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곳이 이마엽과 해마라고 하니 운동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뇌를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신속하게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뇌의 GABA 성분도 주로 해마의 영역에서 형성된다고 한다.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를 통해 우리 몸을 움직이면 근육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생성되는 키누레닌 성분을 중화시켜 뇌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 운동은 스트레스를 제거하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에 더 잘 대체하도록 돕는 것이다. 스트레스 발생 시 코르티솔 분비가 일어나는데 코르티솔은 몸속 지방을 태우지 못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고 한다. 운동과 신체 활동이 스트레스와 불안의 해독제임을 알 것 같다.


ADHD진단을 받은 아이들과 신경과민증을 겪고 있는 성인들이 운동과 함께 약물 치료를 받을 때 일시적 효과가 아니라 장기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귀한 정보다.


청소년기에는 편도체가 먼저 발달하고, 사리판단을 담당하는 이마엽과 앞이마엽은 제일 나중에 성숙한다고 한다. 심지어 25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외계인이다' 또는 '속이 없다'는 표현을 해서는 안될 것 같다. 그들의 편도체가 불안과 부정적 속성을 먼저 불러일으키는 시기이고, 이마엽이 발달이 덜 되었으니 조용하게 운동을 열심히 시키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춘기 아들에게 러닝 머신 걷는 시간을 추가해주었다.

나 또한 이 책을 보면서 러닝 머신 위에서 걸으면서 완독 했다. 덕분에 종아리 뒷부분이 아직도 당김이 느껴진다.


책은 여러 실험 결과를 통해 운동하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의 차이를 잘 보여 준다. 뇌가 우리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활동을 통해 뇌를 통제하는 하는 것이다. 자신의 컨디션을 가능한 최고의 상태로 끌어올리고 싶다면 신체 활동을 유지하라는 저자의 조언을 명심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걷기 운동을 한 노인 그룹과 운동하지 않은 노인 그룹의 해마 크기 비교는 놀랍다. 일 년에 우리의 뇌는 0.5%씩 줄어든다고 한다. 그중 해마의 크기도 함께 줄어드는데 지속적으로 운동한 노인의 경우 6개월 뒤 관찰해 보니 오히려 해마의 크기가 2% 커졌다는 연구 기록은 ‘걸어야 산다’라는 말이 무슨 의미 인지 알 것 같다.


뇌의 새로운 세포를 생성, 감독하고 뇌세포 연결을 강화하며,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유래 신경영양인자 BDNF는 한주에 한번 30분만 달려도 더 많이 생성된다고 한다. 해마에서 BDNF를 가장 많이 만들어 내기 때문에 온동을 통해 해마의 크기를 키워 주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크기가 줄기 때문에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또한, 체육시간을 늘렸을 경우 학생들의 영어, 수학 실력이 올라간 사례는 <운동화 신은 뇌>라는 책에서도 언급된 사항이다. 공부를 위해 신체활동 시간을 줄이는 고등학교 수업 시간표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체육 시간이 늘면 수학 실력도 오른다는 소제목을 통해 사춘기 아이들에게 필요한 활동이 주기적인 운동시간임을 알 것 같다. 또한 아이들의 등굣길이 도보가 될 때, 아이들의 공부능력도 서서히 커질 것 같다. 뛰고 놀 수 있어야 창의력, 기억력 그리고 학습 능력이 더 커질 것 이다.


삶의 발전이 더디다고 느낄 때 또는 좀 더 유연한 사고를 갖고 창의적으로 생활하고 싶다면 일주일에 적어도 3번, 20분 이상 걷는 루틴을 만들어야 함을 알 것 같다. 심장을 빠르게 움직이는 달리기도 일주일에 한 번 30분 정도만 해도 우리의 뇌는 서서히 바뀐다고 한다. 해마가 커지고 기억력이 좋아지며 하고 있는 일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샘솓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 바로 주기적인 걷기 운동이 필요함을 깨닫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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