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이 익숙했지만 읽었던 적이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 다 읽고 글을 쓰고 나서 우연히 보니 예전에 써놓은 내 글이 있어 놀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써보기로 했다. 재미있는 건 첫 번째 읽었던 책과 두 번째 읽은 책 서문의 시작이 같다는 게 신기하다. 책을 보는 방향과 빛깔이 조금은 달라져 있다. 첫 감상은 조금 더 구체적이고 두 번째 감상은 좀 더 일반적으로 묘사된 느낌이다. 2022년 7월의 나와 1년이 지난 5월의 내가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다시 만난다.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해치고 나서 건강을 되돌리려고 번 돈을 쓴다.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즐기지 못한다. 사람들은 현재에도 미래에도 살고 있지 않다. 마치 인생이 영원할 것처럼 살지만 진정한 인생을 맛보지 못한 채 죽음을 맞는다.' 책의 맺음말에 저자가 인용한 달라이 라마 14세의 말이다. 강한 어필력이 생기는 문구다. 건강을 생각하지 않고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생각은 늘 분주하고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진정한 인생의 맛을 놓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문구다. 살아 있다는 증거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삶은 현재라는 땅 위에 서서 느껴야 함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끔 잊는 우를 범한다.
저자는 일본의 항노화 의학 일인자로 불리는 사람이다. 영양학적 관점에서 신체의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안티에이징 전문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오늘날의 의학은 대부분 치료 중심으로 발달되어 있고, 정작 건강을 유지하는 영양학적 관점은 등한 시 하고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간다. 의대의 필수 과목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과목이 '영양학'이지만, 전체 수업 내용 중 극히 제한적으로만 다룬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니 안타깝다.
누구나 신체의 노화는 찾아온다. 노년이 와도 지치지 않고 늘 맑은 정신으로 명확하게 사고하고 의욕으로 거침없이 일을 처리하는 젊음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노년의 삶을 위해 돈을 모아야 한다는 금융 재테크는 생각하지만, 건강을 위해 매일 실천해야 하는 건강테크(그냥 내가 붙인 이름)는 간과하기 쉽다. 건강 자산을 위해 영양 지식의 실천은 건강테크를 위한 투자이다. 지금부터는 재테크와 건강테크를 함께 준비해 가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책은 '수익률이 가장 높은 투자는 식사이다', '투자가 되는 식사의 실천', '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식사법' 그리고 '먹지 않는 투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 중간에 소개된 건강한 재료로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조리법은 일본인 특유의 음식문화를 풍긴다. 저자의 조언데로 좋은 음식을 먹기 위해 노력하고 애쓰기보다는 양치질하듯 습관이 되도록 해야겠다.
현대인은 음식이 풍부하지만 특정 영양소가 부족한 현대판 영양실조를 가지고 산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편의점에서 쉽게 구입하는 레토르 식품이나, 밥이나 빵 같은 달콤한 음식을 통한 과도한 당질 섭취와 가공식품은 현대인에게 피로감을 주고 나른함이나 졸음과 짜증까지 일어나게 한다. 편향된 식습관은 비타민이나 미네랄 부족뿐만 아니라 혈당이 마치 롤러코스터 타듯이 혈압이 빠르게 올랐다가 인슐린이 혈당을 내리면 혈압이 다시 낮아지는 상태를 우리 몸은 자주 겪는 것이다. 혈압이 이렇게 급상승하고 다시 급하강하는 음식 섭취는 결국 뇌로 가는 혈류량을 감소시킨다. 내 몸속 혈관들이 이렇게 삶의 긴장감을 가지는 일상은 분명 독이 된다. 음식을 먹을 때 이전 음식을 고려해서 앞으로 먹을 음식을 선택하라는 조언이 도움이 된다. 점심에 면을 먹었다면 저녁은 가볍게 야채로 몸이 좋아하는 음식을 섭취해 균형을 스스로 마쳐가는 습관을 가질 때 몸은 삶의 최고의 조력자 역할을 할 것이다.
콜레스테롤은 LDL 콜레스테롤(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부른다)과 HDL콜레스테롤(좋은 콜레스테롤)로 나누는데 실제 콜레스테롤은 좋고 나쁨이 없다고 한다. LDL콜레스테롤은 몸에 염증이 생겼을 때 그 염증을 억제하기 위해 결합하는 과정 중 심근 경색을 만든다고 한다. 결국, 콜레스테롤이 나쁜 게 아니라 몸속 염증을 유발하는 음식이 문제인 것이다.
생활습관을 개선하지 않고 약으로 증상을 얼버무리는 태도는 매일 빚을 내 하루하루 연명하다가 막대 부채로 언젠가는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저자의 말도 공감이 간다. 생명을 담보로 하는 대출인 샘이다. 약으로 쉽게 나으려 해서는 안된다. 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은 일시적인 치료뿐이지 정작 그 원인이 된 음식 섭취를 바꾸지 않으면 다시 몸속에서 병이 우리 삶을 지배하게 된다.
음식 섭취에 대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은 도움이 된다. 50년 전에 비해 채소와 과일의 영양소 함량이 많이 낮아졌다고 한다. 과일을 더 달게 하기 위한 처리 과정 때문에 너무 단 과일을 다량 섭취하는 것도 몸에는 독이다. 단백질 섭취 또한 닭고기나 생선, 달걀과 콩을 통해 섭취하는 게 장에는 더 이롭다고 한다. 4발 달린 고기 즉 돼지고기나 소고기는 장내 세균총의 발암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가끔 먹는 걸로 만족해야 한다고 한다. 특히, 장내균에게 좋은 식이 섬유가 많이 포함된 버섯, 다시마, 콩, 무 말랭이는 자주 먹어야 할 것 같다. 가장 이상적 채소 섭취로 1일 4색 먹기를 권유한다. 보라색, 초록, 주황, 흰색 그리고 검은색 음식이다. 가지, 시금치와 브로콜리, 당근이나 피망, 양배추와 양파 그리고 검은색으로 분류되는 감자와 우엉이 곧 몸을 살리는 음식들이다.
코코넛 오일은 뇌를 최상의 컨디션으로 유지하도록 돕는다고 한다. 코코넛 오일이 천연 항생제 작용을 하기 때문인데 구입 시 엑스트라 버전을 구입하라고 조언한다. 저자의 말대로 아침 커피에 코코넛 오일을 작게 한 숟갈 타서 마셔 보았는데 커피 향이 아니라 코코넛 향이 더 많이 나서 지속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매일 손쉽게 섭취하는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건강을 위해 먹는 투자로 10가지를 이야기한다. 매일 낫토(우리나라 청국장 같다) 먹는 습관과 식이섬유가 들어간 음식 먹기가 투자법이다. 행복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은 80~95%가 장내 세균에 의해 만들어진다.
장내 세균은 1000종이고 그 무게가 건강한 성인 남성의 경우 1.5~2kg이라고 한다. 이중 유익균과 유해균 사이의 중간균들이 어디에 줄을 서느냐에 따라 건강이 결정된다. 식이 섬유는 한마디로 중간균과 유익균의 연합선을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또한 행복감을 느끼고 싶다면 식이 섬유를 많이 섭취해야 할 것 같다.
질 좋은 단백질(닭고기, 계란, 콩 등등)에 투자하고, 1일 4색 채소 속의 파이토 케미컬로 우리 몸도 식물과 같이 스스로 보호하는 힘을 빌려 보는 것이다. 여성이라면 철분이 함유된 음식을 반드시 먹어야 한다.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는 인체 에너지원인 ATP를 만드는데 필요한 성분이 철분과 비타민 B 군이다. 당질섭취량이 많은 사람이나 지적 노동자 그리고 배변이 불규칙한 사람은 비타민 B군을 음식으로 섭취 못할 때는 영양제라도 먹어야 한다. 비타민B는 수용성으로 체내 축적이 되지 않기 때문에 매일 꾸준히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다.
남성호르몬은 의욕과 기운과 관련되어 있고, 골량과 근육량 감소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활력이 없고 기운이 빠진다면 남성 호르몬을 늘려 주는 점성이 있는 참마, 토란 같은 덩마줄기 섭취가 좋다고 한다. 하루 중 남성 호르몬 분비가 가장 활발할 때는 아침이라고 한다. 즉, 아침에 활력이 없다면 그 자체로 위험한 신호임을 자각해야 한다.
현대인 생활에 쉽게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D와 아연, 마그네슘은 음식으로 섭취가 어렵다면 영양제 섭취를 권유한다. 투자의 9번째 방법으로 휴식 시간에 항염증이나 항산화 작용을 하는 걸로 최근 알려진 커피와 카카오 함유량이 70% 이상인 초콜릿이 염증 수치를 낮추기 때문에 궁합이 잘 맞는 간식이 될 것 같다.
잠의 질이 떨어지는 사람을 위해서는 잠들기 전 글리신 섭취가 숙면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때 비타민 C도 함께 섭취하면 피부 미용에도 좋다고 한다. 뇌세포는 잠들어 있을 때 살짝 틈이 벌어지고 이 틈으로 노폐물을 배출하는 시간이기에 수면은 삶의 질 관리에서 중요할 수밖에 없다. 또한 몸의 발육과 회복을 담당하는 성장 호르몬은 오직 수면 중에 분비되는데, 자는 동안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 내는 게 우리의 몸이다.
먹지 않는 투자 또한 현명한 방법이다. 당질이 많은 음식 섭취를 줄여야 당질이 단백질과 합성해 당화 단백질이 증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몸속 당화 단백질이 정상 상태로 돌아가지 않아 AGEs라는 상태로 쌓이게 될 때, 세포의 노화는 물론 병이 잘 걸리는 몸으로 변화되는 것 같다. 탄수화물 섭취가 50~55% 될 때 사망률이 낮았고, 오히려 40% 이하나 또는 70% 이상 섭취 시 사망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당도가 높은 과일도 소식해야 한다. 흰밥, 빵, 면 같은 텅 빈 칼로리 식품과 트랜스 지방이 들어간 음식 그리고 당질 덩어리 음료수는 먹지 않는 투자의 일 번 규정이 될 것 같다. 음료에 설탕세를 넣는 나라들이 결국, 국민 건강을 자연스럽게 보호하는 장치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저소득층의 경우 음료에 설탕세를 부과하자 음료구매가 확연하게 떨어진 예를 보여 준다. 가난한 것도 힘이 드는데 무지해서 나오는 음식 섭취로 몸까지 병든다면 그 삶의 질이 얼마나 떨어지겠는가.
음식 섭취 시 채소나 식유섬유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먼저 먹고, 된장국, 반찬을 먹은 후 밥을 섭취하는 순서도 따라 해 볼 만하다. 먹지 않는 시간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야채죽으로 1일 3식을 가볍게 먹어 보는 하루 단식법은 몸을 살리는 보약이 될 것 같다. 몸보신한다고 맛집을 찾아다닐게 아니라 집에서 신선한 야채죽으로 하루만이라도 몸을 제대로 보신해 보는 일상을 실천해 봐야겠다. 몸이 곧 신이고 그 신과 함께 삶을 동반하려면 주인 된 자의 현명한 음식 섭취가 중요함을 다시 한번 알려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