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천재의 생각법]- 류종렬

by 조윤효

생각이 현실이 되는 과정이 역사가 된다.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의 특징이 궁금했다. 같은 시대 같은 교육을 받고 살아가지만 누군가는 자신의 생각의 힘으로 인류라는 거대한 강의 흐름을 바꾼다. 생각이 먼저다. 어떤 생각들이 조용하게 세상으로 내려앉을 때, 평범한 우리는 그때서야 ‘아하’라는 감탄사를 쏟아 낸다.


저자는 뛰어난 업적을 만들어 낸 유대인들의 생각법을 다섯 가지로 정리해 보여 준다. 책에 소개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알려져있고 그들의 일화가 익숙하지만, 그 익숙함의 이야기를 새롭게 분류해 보는 시도를 한 것 같다. 이 책의 탄생은 화가 복이 된 경우같다. 저자가 자전거 사로로 병원에서 꼼짝없이 누워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탄생한 책이다. 조금은 느긋한 눈으로 자신의 화를 복으로 만들어 낸 책 같다.


천재들의 특징으로 세 가지를 이야기한다. 남과 다르다. 팀을 짜서 집단적 네트워크를 만든다. 오랜 시간을 버텨서 무언가를 이루고 만다. 천재들의 특징을 가지고 다섯 가지의 생각법을 가진 인물들을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정보를 지배하는 천재의 생각법, 상상을 지배하는 생각법, 돈을 지배하는 생각법, 언어를 지배하는 생각법 그리고 자신을 지배하는 생각법을 시도한 각각의 인물들의 이야기는 쏠쏠한 재미를 준다.


‘모든 사람이 같은 방향으로만 걸어간다면 지구는 금방 기울어질 것이다.’ 유대인의 속담은 다름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1에서 100보다 0에서 1을 만드는 게 더 어렵다고 한다. 즉 유에서 유를 만들어 내기보다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게 더 어렵다는 뜻이다. 책에서 소개된 인물들이 그 누군가의 유가 되어 또 다른 유를 만들어 내는데 기여를 한 것 같다. 그들 또한 유에서 유를 만들어 낸 사람들일 것이다. 물론,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낸 인물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앎의 시작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아닐까.


정보를 지배한 천재들로, 래리 세르게이(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을 합쳐서 부르는 이름),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 래리 엘리슨(정부, 기업용 컴퓨터 소프트 제공자), 그리고 로스 차일드 가문(세계 금융업의 큰손 가문)을 소개한다. 정보가 돈이 되는 원리를 이용해 성공한 유대인들이다.

구글의 사훈이 래리 세르게이가 가지고 있는 사상을 알려 준다. ‘지금까지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중요한 문제로 눈을 돌리면, 세상을 위해 훨씬 더 가치 있는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사악하지 말라! 사용자에게 봉사하라!’ 광고가 없는 깔끔한 구글의 첫 페이지가 이를 보여주는 듯하다.

로스 차일드 가문의 재산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한다. 정보가 돈이 되는 사실을 안 유대인 아버지가 5남 5녀 중 5형제에게 유럽 각국에 금융 기관을 설립하고, 서로 국제 정보를 공유하게 한 시스템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었다. 가문의 남자만 업을 이을 수 있도록 했고, 재산을 절대 타인에게 알리지 않는 자가 상속자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시기와 질투의 대상으로 험난한 삶의 여정이 만연했던 이유이기 때문이었으리라. 세계 부호 1위인 빌게이츠보다 500배 이상은 더 큰 재산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예측만 할 뿐이란다.


상상을 지배한 천재들로 커피의 위상을 새롭게 한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영화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천재 물리학자 아인 슈타인, 그리고 현대 미술의 구원자 페기 구겐 하임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하워드 슐츠가 늘 기억하는 문구로 ‘불운은 뜻밖에 찾아오는 반면, 행운은 그것을 계획한 사람들에게만 찾아온다’라는 말이라고 한다. 미국 전설적 야구 감독의 말을 자신의 가슴속에 담고 있는 그는 행운을 계획하기 위해 지금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음을 알 것 같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과거를 공부하라고 이야기한다.

아인슈타인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배운다는 게 썩 중요하지 않다. 책에서 배울 수 없는 뭔가를 상상할 수 있는 훈련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독일의 반 유대인 분위기 속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그가 핵폭탄을 미국이 먼저 만들어 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후에 핵무기 사용 반대에 서명을 했다. 만약, 독일이 먼저 핵무기를 개발했다면 세계의 역사가 어떤 소용돌이 속으로 전개되었을지 아찔하다. 이스라엘 대통령직을 거절한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친필 논문을 국립 히브리대학에 기증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된 것을 느낄 수 있다.

‘나의 모토는 하루에 한 작품을 사는 것이다’라고 했던 페기 구겐 하임의 예술 사랑은 세계 2차 대전 전쟁의 불길 속에서도 작품을 구매한 현대 미술의 전설적 컬렉터라 불린다고 한다. 그녀는 컬렉터의 의무로 누군가는 현재의 것을 미래에 전해야 한다는 소명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사진 속의 그녀는 예술 작품처럼 세련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 준다.


돈을 지배한 천재들로 석유유조선 사업가인 마커스 새무얼, 금융계의 천재이자 실패한 철학자로 불리는 조지 소로우, 여성 화장품의 고품격을 만들어 낸 에스티로더 그리고 정부는 구민 자산의 고용기관이라 여겼던 로버트 루빈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일본의 진주 채취장에서 버려지는 조개껍데기로 보석 상자 같은 공예를 만들기 시작한 어렸던 마커스 새무얼은 후에 자신의 기업 로고로 조개껍데기 모양으로 정한 일화도 웃음음 준다.

‘부자가 되는 유일한 길은 내일 해야 하는 일을 오늘 하고, 오늘 먹을 음식을 내일 먹는 것이다.’ ‘사람을 해치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 근심, 말다툼 그리고 빈 지갑이다.’ 유대인들이 후손들에게 전하는 다양한 격언들이 책 사이사이 소개가 되어 있다. 지혜가 가득한 그들의 짧은 글들도 책을 읽어가는 원동력을 준다.


언어를 지배한 화술의 대가 래리킹, 언어 학자 노암 촘스키, 미국 행정기관의 관료였던 헨리 키신저 그리고 신문 구독의 대중화에 기여를 한 풀리 쳐와 옥스의 이야기도 귀를 쫑긋 하게 만든다. ‘말이 입안에 있으면 내가 말을 다스리고, 말이 입 밖에 있으면 그 말이 나를 다스린다.’라는 유대인 속담이 이 장과 잘 어울린다.

‘Keep it simple, stupid.’라고 이야기한 래리킹은 대중 연설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심플함임을 알려 준다. 80세까지 수천 면의 유명 인사들을 인터뷰하면서 자신 만의 색을 멋지게 만들어 낸 사람이다.

‘국제 관계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고, 단지 영원한 국가 이익만 있다’고 이야기한 헨리 키신저의 말은 명철한 해석이다.

파격과 도발로 신문의 재미를 주는 요소를 강화시킨 퓰리처와 균형과 비판으로 신문을 키워낸 옥스의 라이벌 이야기도 교훈이 된다. 서로 씨줄과 날줄이 되어 신문의 가치를 대중에게 인식시킨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들이다. 퓰리처 상은 그의 유언데로 여전히 작가들에게 글을 써나가는 희망과 용기를 주는 위치로 자리 잡았다.


자신을 지배한 천재로 아브라함, 이집트 탈출을 도와 유대인을 하나로 만든 요셉, 모세, 다윗 그리고 피터 드레커에 대한 이야기로 책은 마무리가 된다. 다윗이 골리앗을 싸워 이긴 일화만 알고 있었지 왕이 된 다윗이 실수한 내용이나 그의 아들 솔로몬에 대한 이야기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지혜의 왕과 다른면도 볼 수 있다. 솔로몬의 이름이 ‘평화’라는 뜻임에도 불구하고 말년에는 인간적인 실수를 한 이야기들도 의외의 정보다.

‘10분 뒤와 10년 후를 동시에 생각하라’고 했던 피터 드레커는 노동의 시대가 지나고 지식 경영의 시대가 도래했기에 자신과 조직의 관리가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라고 수년 전에 이야기한 그의 예견력도 놀랍다.


천재의 생각법은 하나가 아니다. 다양한 색을 가지고 생각이라는 질료로 잘 섞어 세상에 내놓을 수 있을 때 인류 역사는 다채롭게 빛을 낼 것이다. 자신이 가진 생각을 정원의 꽃이나 나무처럼 잘 가꾸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큰 나무만 나무가 아니다. 작은 바위돌 아래 조용하게 피어나는 풀도 인간의 숲을 숨 쉬게 하고 아름다움을 주는 요소가 된다. 크지 않아도 된다. 작은 나만의 자리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지혜를 배워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하루 한 권 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