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협상의 신]- 최철규

by 조윤효

삶은 협상의 연속이다. 저자의 말처럼 인생의 8할이 협상이다. 외계인이라 불리는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들과도 협상이 이루어져야 하고 나 자신과의 협상도 필요하다. 협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저자는 협상의 3가지 질문을 던지며 책을 시작한다. 협상에서 말이 중요한지 관계가 중요한지, 경험이 중요한지 이슈에 대한 지식이 중요한지, 항상 이기는 협상을 하는 북한의 협상법이 좋은지 나쁜지에 대해 질문한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말보다는 관계가 더 중요하고, 경험보다는 이슈에 대한 지식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이기는 협상만 하는 북한의 경우 하수의 협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진짜 고수는 성공하는 협상을 한다고 한다. 이기는 협상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은 갈수록 인민이 가난해지고 있고, 나라는 더욱 고립되어 가는 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협상이란 내 요구사항을 최대한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성공한 협상을 보인 몇 가지 사례 중 아인슈타인을 교수로 채용할 당시 연봉 협상의 이야기는 인상 깊다. 미국의 교수 급여가 얼마인지 모르는 아인슈타인은 당시 연봉 3,000 달러를 요구했다. 당시 일반적인 교수의 급여가 7,000달러 였는데, 채용 당당자는 10,000달러를 제시해 천재적인 아인슈타인의 충성심까지 얻게 되었다고 한다. 유명해진 아인슈타인을 모셔가기 위해 일류 대학들이 더 높은 연봉을 제시했지만, 아인슈타인은 끝까지 프린스턴 대학을 버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기는 협상이 아니라 성공하는 협상을 배워야 한다. 협상이란 상대의 관점에서 상대가 관심 있어하는 얘기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한다. 성공하는 협상을 위해 사용하는 표인 만달아트는 협상의 기술을 익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협상을 한 중앙에 두고 협상의 가치를 오른쪽에 적고, 중심 협상 아래 부분에 협상에 필요한 사항을 기록하고, 왼쪽에는 협상 대상의 기호나 취미를 기록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심 협상 위로 그 협상에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 즉 히든 메이커를 파악하는 과정을 통해 성공적인 협상이 가능하다고 한다.


미국의 프로 농구 선수들을 상대로 한 성공협상의 예도 이해가 간다. 본격적인 시즌이 끝난 시점에서는 선수들이 몸을 다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올스타 전 같은 운동 경기에 참여를 꺼려한다고 한다. 한 경기당 1억 원이 넘는 돈을 제한해도 먹히지 않는다. 하지만 경기를 하와이 같은 휴양지에서 개최하고, 가족 모두를 초대하고 최고급 호텔이난 리조트를 제안했을 때, 영향력을 미치는 히든 메이커인 부인이나 아이들이 운동선수인 아빠를 설득해 올스타 운동경기에 참여하도록 설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스타급 선수들이 당연히 경기 전력에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가족과 자신의 소중한 경험을 위해 흔쾌히 승낙하게 된다는 것이다. 성공 협상의 기본예이다.


협상이란 서로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의사소통의 과정이라는 작은 협상에서, 상대의 행동, 인식, 감정을 변화시켜 가치를 키우는 의사소통의 과정인 큰 의미의 협상으로 진화되어 왔다고 한다.

상대의 요구가 아닌 욕구를 파악하고, 크리에이티브 옵션 Creative Option 즉 양측의 서로 다른 니즈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3의 창의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국가 간의 협상은 특히 양국의 평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시나이 반도를 두고 벌인 갈등은 성공적인 협상 전략으로 두 나라를 만족시킨 훌륭한 사례로 남아 있다고 한다. 시나이 반도는 이집트의 땅이라 나라 자존심상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명분이 있었고, 이스라엘 또한 이슬람 국가로 둘러 쌓여있고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었다고 한다. 두 나라의 분쟁을 조정했던 협상가는 시나이 반도에 양국의 군대가 아닌 다국적 감시군을 주둔시킨다는 결론을 내려 분쟁으로 인해 전쟁까지 갈 수 있었던 문제를 깨끗하게 해결했다고 한다. 협상이란 결국, 내게 덜 중요한 것을 주고, 더 중요한 것을 얻는 것이며, 논리보다 감정을 중시할 때 4배나 더 많은 이익일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협상학의 기본 용어 중 배트나(Best Alternative Agreements to negotiated)에 대한 이해는 협상의 전문가인지를 알아볼 수 있는 단어라고 한다. 배트나란 협상이 결렬 됐을 때 내가 갖고 있는 차선책을 이야기한다고 한다. 협상에 임할 때 항상 결렬될 경우를 대비한 배트나는 협상 전문가들의 공통적 특징이라고 한다.

협상을 하다 보면 첫 제안을 누가 먼저 하는 게 유리 한지에 대한 이야기도 공감이 간다. 협상 내용에 대해 정보가 많은 경우 내가 제안하는 게 유리하고, 정보가 적다면 상대가 제안하게 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한다. 협상은 마치 쌍둥이처럼 ‘논리와 근거’로 늘 함께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고 한다.


양보를 할 때조차 기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논의와 대립이 지속되어 교착 상태가 될 때 양보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조차도 전략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 세 가지 전략은 다음과 같다. 공짜 양보를 위해 논리와 근거를 제시한다. 예로, 옷가게에서 5,000원을 깎아 달라는 여성 고객에게 주인이 손님이 미인이시라 깎아 준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둘째로, 깔때기형 양보를 이야기한다. 이왕 깎아 줄 것이라면 처음 깎아주는 가격을 크게 하고, 다음으로 조금 적은 액수로 깎아주고, 그다음을 더 적은 액수를 깎아 준다면 손님은 자신이 어려운 협상을 얻어냈다는 만족을 준다고 한다. 즉 절댓값이 작아지는 양보기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셋째로, 스티링 기법을 이용하라고 한다. 하나를 양보하면서 다른 하나를 끈처럼 묶어서 요구하는 기법이라고 한다. 양복을 사면서 와이셔츠를 공짜로 요구하는 손님에게, 와이셔츠를 제공하는 대신에 그것과 잘 어울리는 넥타이를 구매하게 하는 것이다. 양보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이 간다.


협상을 진행할 때 유념해 두어야 할 것이 관계 중심의 협상인지 이익 중심의 협상인지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뛰어난 협상가는 이익 중심으로 만난 사람을 관계 중심으로 만난 사람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 관계 중심의 협상은 단기간의 경제적 이익이 아니라 신뢰나 평판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미셸 오바마의 중국 방문이 좋은 예이다. 중국인의 취미와 국민적 정서를 받아들이는 행동으로 그녀는 많은 중국인들의 환심을 샀다고 한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빨간 원피스를 입고, 그들이 즐겨하는 운동인 탁구를 공개 석상에서 시도해 보는 그녀의 현명함이 당시 미국을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긍정적인 시선을 강화 시켰다고한다.

상대가 사용하는 거짓 술책 협상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상대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여 스트레스를 주는 기법과 굿가이와 배드 가이를 통한 ‘대조 효과’ 그리고 협상의 마지막 순간에 작은 것을 요구해 내는 니브링을 이야기한다. 니블링은 역니블링으로 대응하라고 한다.


협상에서 쓸 수 있는 방어적 술책으로 플린칭(상대의 요구 사항에 움찔한 표정이나 몸짓을 쓰는 것)과 권한 위임을 이용하는 방법도 알려 준다. 묵묵히 협상을 받아들이기보다는 놀란 표정이 더 효과 적이고, 자신이 이 사항을 결정할 수 없고 위에 보고해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잘 이용할 때 유리한 협상을 해낼 수 있다고 한다.


‘갑’과 ‘을’의 협상에서 ‘을’이 사용할 수 있는 협상 전략으로 3가지를 이야기한다. 그 분야에 지식이 많거나 관계 즉 상대의 체면을 세워주는 전법과 상대에게 짧은 기간을 주고, 상대가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기존에 했던 여러 혜택 중 몇 가지를 제공할 수 없음을 이유와 함께 알려 주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제안이 멋지게 보이도록 만들기 위해 주변환경을 이용하는 유인 전략과 제한 전략 그리고 손실 회피 심리(사람은 얻고자 하는 욕구보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뺏기기 싫어하는 욕구가 더 강하다)를 이용할 때 상대가 내 제안을 받아들이기 쉽다고 한다. 유능한 협상가는 자신의 제안을 돋보이게 하는데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고 한다.


협상학 수업을 기업 CEO들에게 강의한 저자의 경륜이 얇고 작은 책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중간중간 자신의 일화가 들어간 유머러스한 말들이 딱딱할 것 같은 협상학 책을 유연하게 만든다. 한 분야의 전문가답게 알차고 스마트한 기법들이 잘 소개된 책이다. 협상의 기술은 삶의 또 다른 기술임을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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