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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독서

[Of Mice and Men]- John Steinbeck

by 조윤효

<분노의 포도>(1939년작)로 잘 알려진 작가 존 스타인의 책이다. 저자는 1962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은 사람으로 그 만의 글력을 가진 인물이다. <분노의 포도>보다 2년 전에 쓴 작품이다. 문학으로 시대를 담아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작가들을 만난다는 것은 과거로의 초대장을 받는 느낌이다.


이야기의 구성은 간단하다. 불황의 시대에 직업을 찾아 떠도는 두 사람, 조지와 레니는 확연하게 다른 외모를 가지고 있다. 왜소하지만 관대함을 가진 조지와 등치도 크고 힘이 세지만 아이의 지능을 가진 레니는 늘 함께 생활해 오고 있다. 레니는 털이 달린 동물들을 좋아한다. 특히, 쥐 나 토끼를 좋아하는데 문제는 힘 조절을 할 줄 몰라 죽여 버리는 것이다. 주머니 속에 죽은 쥐를 들고 다니는 장면은 조금 섬찟하다.


숙녀의 치마 감촉을 손으로 만져보다가 오해를 받은 레니 때문에 조지는 함께 떠나고, 일자리를 찾아 한 농장에 도착한다. 농장에서 다른 노동자와 살아가면서 조지는 역시 보호자 역할을 하고, 레니는 순종한다. 농장의 주인 아들인 컬리와 그의 예쁜 아내는 뭔지 모를 불안을 자아낸다. ‘She go the eye. (그녀가 눈에 띄다)’라는 표현을 통해 그녀의 외모가 아름답지만, 남편으로부터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레니가 실수하지 않도록 조지는 컬리의 아내를 조심하라는 당부를 한다. 혹시, 레니가 사고를 쳐서 도망쳐야 할 때는 그들만이 정해둔 풀숲에서 숨어 있어야 한다고 조지는 이야기해둔다. 책을 읽어 가면서 그 숲에 대한 명시가 마치 글의 결말을 예고하는 느낌이 들었다.


주인공들을 둘러싼 농장 노동자와 정신적으로 자립할 수 없는 레니 그리고 노동자들에 대한 멸시를 보여주는 컬리를 통해 당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흑인인 크룩스는 다른 노동자들과 함께 생활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헛간에서 생활한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것이 생활의 구별이 당연시되던 시대였다. 배우가 꿈이었던 컬리의 아내는 농장의 무료한 생활을 참아 내기에는 너무나 젊고 아름답다. 그녀는 남편을 찾아 농장 이곳저곳에 있는 남자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지만, 컬리의 질투를 의식해서 남자들은 그녀를 더 멀리하려 한다.


흑인인 크루크에게 찾아간 레니 그리고 그들에게 찾아온 컬리의 아내에게 자신의 권리조차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된다. “Crooks had reduced himself to nothing. There was no personality, no ego - nothing to arouse either like or dislike. (크룩스는 자신을 무로 전락시켰어요. 어떤 성격도, 자아도, 호불호를 불러일으킬 만한 것도 없었어요.)” 문제를 일으키는 불청객인 컬리의 아내에게 자신의 공간에서 나가 달라는 요청도 할 수 없는 상황을 작가는 이렇게 표현했다.


노동자가 함께 생활하는 기숙사에서 늙은 개를 키우는 캔디는 칼로스의 요구를 받아들인다. 개는 결국 칼로스의 총으로 죽게 되고, 캔디는 수년동안 함께 해온 가족 같은 개를 잃는다.


자신의 땅을 꿈꾸며 일하는 농장 노동자들은 일과 유희 만이 삶의 낙이다. 꿈은 있지만, 돈을 모을 수 없는 인내력이 그들의 문제다. 하지만, 조지는 돈을 모아 레니와 함께 땅을 사고 토끼를 키우는 꿈을 가지고 있다. 그런 작은 꿈이 암울해 보이는 농장의 생활의 힘이 된다. 토끼를 키울 수 있다는 소박한 꿈을 가진 레니를 보면서 행복의 크기는 작고 소박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갖게 해 준다.


헛간에서 쥐를 만지다가 죽게 만든 레니는 조지의 훈계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컬리의 아내는 혼자 있는 레니를 보고 이야기를 건네며 다가온다. 우발적으로 레니는 그녀의 머리를 만지다가 그만 그녀의 목을 부러뜨려 컬리의 아내를 죽게 만든다.


조지와 약속한 풀숲에 숨어 있는 레니는 자신을 키워준 애나 숙모의 환영과 대화하고, 자신이 사람을 죽인 것보다는 조지로부터 버림받을 것 같은 불안감을 보여 준다. 조지는 컬리나 다른 사람들에 의해 레니가 붙잡혀 죽는 것보다는 자신이 레니를 죽이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레니에게 여행하듯이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그의 친구에게 총을 겨누는 조지의 마음은 어땠을까. 한 발의 총성이 울리고, 레니를 찾아 추격해 오던 컬리와 다른 노동자들의 발걸음을 들으며 책은 끝난다.


쥐의 죽음, 늙은 개의 죽음, 컬리 아내의 죽음 그리고 레니의 죽음은 모다 타살이다. 약자들인 그들은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책은 얇지만, 등장인물들의 대사에서 발견되는 문법적 오류들이 책의 속도를 더디게 만든다. 실제 그 당시 사람들은 문법적으로 틀린 말들이 일상이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문법적 규칙이 정해지고, 말이 하나씩 규칙을 찾아가듯이 사람들의 삶도 규칙이 만들어지고, 정해진 과정을 겪어온 것 같다. 책을 일독 했지만,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들이 많아, 여전히 작가의 마음을 읽어 내느라 머릿속이 분주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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