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어떻게 영어 1등급을 만드나]- 백시영, 남기정
코넬 대학 석사와 하버드 박사과정을 졸업한 백시영 저자와 중앙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주한 미국 방송국 뉴스제작부 ‘영문기사’ 작성을 했던 남기정 저자가 이야기하는 영어 공부법이다. 그들은 출중한 영어 실력으로 아이들을 10년 이상 지도해 오면서, 깨달은 영어 1등급 만드는 비결을 이야기한다.
수능이 몇 년 전부터 절대평가로 바뀌었다. 대학에서 영어 전공서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한 시험인 수능은 미국의 대학 입시(SAT) 시험을 모델로 만든 시험이다. 수능 시험에 대한 난이도는 여전히 원어민들 사이에서 불필요하고 난해한 시험이라는 평을 듣지만, 대학에서 다루어지는 전공은 일반적인 영어가 아니라 학문적 영역을 이해하는 능력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수능의 난이도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으나, 대학이라는 곳에서 학문적 성취가 가능한지를 알아보기 위한 시험이라는 말에, 시험 출제 형태를 이해하게 되었다.
저자들은 학생의 30% 정도가 수능 1등급인 대치동에 대한 이야기로 책을 연다. 전국적으로 수능 1등급은 7% 정도라고 한다. 다음으로, 영역별(어휘, 문법, 구문, 독해, 영작, 듣기, 말하기) 공부법을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전달해 준다. 시기별로 무엇에 집중해야하는지, 초등 저학년, 초등 고학년, 중학생, 고등학생 그리고 대학 입학 후의 영어 공부법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학원이 어떻게 실력을 높여 주는지 그 장점을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영어 그 이상의 공부를 통해 공부에 대한 마음가짐과 그 의미를 잘 전달해 준다.
대치동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을 간접 경험해 볼 수 있다. 공부 분위기가 우선 잡혀 있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중등 졸업 시점에는 영어 공부 시간이 1만 시간 가까이 되니, 당연히 1등급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대치동 부모들은 자녀들의 진로를 아이에게만 맞기지 않고 협력자로서 아이들과 함께 공유한다고 한다. 공부 기준이 명확하고, 초등학생부터 공부하는 습관을 잡아주는 것을 당연히 여긴다. 꾸준히 공부한 아이들은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적다고 한다. 부모들이 실수할 수 있는 생각을 바로 잡아 준다.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아이들 원하는 데로 조금 느슨하게 놀고 난 후, 고등학교에 가서 제대로 하면 된다는 생각이 위험할 수 있음을 알 것 같다. 그렇게 놀다가 고등학생이 되어 공부에 성공한 아이는 1% 미만이라는 것이다. 습관이 될 때 힘이 들지 않는다. 요즘 시대는 어쩔 수 없이 평생 공부를 해야 하는 사회라, 어려서부터 배우고 익히는 것에 대한 장벽을 낮추고, 습관을 만들어 주는게 상수일 것 같다.
어휘를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다독은 누구나 알 고 있다. 영어 또한 초등 졸업 전까지 100권의 원서를 읽고, 중학생 때는 100페이지 이상인 원서를 30권 정도 완독을 기본으로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어휘를 습득해야 한다. 그리고, 작정하고 외우는 어휘를 함께 병행하라는 조언을 한다. 롱테일북스 사이트 (http: // longtailbooks)에서는 원서의 각주 단어 정리와 단어장과 퀴즈 워크북 그리고 음원까지를 만날 수 있다. 원서를 통해 어휘를 늘리고자 하는 학습자에게는 도움이 될 사이트 같다.
시각 정보와 청각 정보를 함께 이용할 때 우리의 뇌는 더 오래 기억할 것이다. 영어를 오랫동안 해도 읽기 힘든 글자들이 있다. 원어민조차 철자만 보고 정확한 발음을 짐작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고 한다. 리듬감보다는 발음을 제대로 뱉어 내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만약 소리를 들을 수 없다면, 발음 기호를 읽는 방법을 배워서 제대로 발음하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발음기호 읽는 법은 20분 만에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알아둘 만하다. 요즘은 소리로 영어발음을 바로 듣고 활용하기 때문에 따로 발음기호를 배우지 않는 아이들이 많다.
문법은 실용영어에서 더 중요하다. 시험을 위한 문법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문법이 필요하다. 문법을 배우고 나서 더 중요한 것이 문장에 적용해 보는 연습을 충분히 해야 한다. 학생들이 문법을 배우고 나서 작문을 해보고, 교사나 부모의 참석을 통해 문법 개념을 쌓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그리고 문법책을 고를 때 문장 성분에 대한 내용이 들어간 책을 권유한다. 고급 단계에서 문법이하는 역할은 학습자가 무한 파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해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구문이란 말의 짜임이나 문장 구조를 이야기한다. 구문 학습서를 통해 초급부터 고급까지 계단처럼 하나씩 쌓아 간다면, 실력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언어는 반복의 힘이고, 말하기와 쓰기는 특히 반복이 생명이다. 구문 학습서로 반복해 보기를 통해 실력을 쌓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고급반 아이들의 영어 실력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올릴 수 있는 좋은 정보를 얻었다.
독해와 작문에 대한 정보도 도움이 된다. 영어를 잘하는 아들의 경우 영어원서를 100권 이상 읽었고, 읽는 속도가 빠르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등학교 입학 전에 적어도 100페이지가 넘는 책을 100권 정도 읽어내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사실상 모국어인 한국어도 읽고 쓰고 말하는데 20년 이상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 때, 영어 또한 실용영어로 충분히 사용하고 싶다면 꾸준하게 오랫동안 지속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독해를 늘리기 위해서는 어휘량을 늘리고, 패턴을 익히며, 배경지식을 쌓으면서 많이 읽어야 한다. 언어를 습득하는 방법으로, 사용 빈도가 높은 것을 먼저 배워야 실용과 맞닿아 동기 부여가 되어 표현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찾는 자율성이 생긴다.
듣기의 경우 관심이 있는 부야부터 시작할 때 효과가 더 크다. 시기별 로드맵에서 가끔 중학교에서 영어를 끝내겠다는 욕심을 부리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단지, 영어의 기초가 단단할 때 고등학교에서 영어 공부를 할 때 그 효과가 크게 나오기 때문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맞을 것이다.
아이들의 학습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20가지 이상을 이야기하는데, 그중 좋은 교사가 학습 전체에 미칠 영향은 30%를 넘지 못한다. 어떻게 가르치느냐 보다 학생이 얼마나 자율적으로 더 배우고 싶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 ‘선생님이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가르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영어 그 이상의 공부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공감이 간다. 공부는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 과정을 하고 있다는 것에 인정해 줄 때 아이들은 더 큰 힘을 얻는다고 한다. 조카인 정빈이는 서울대를 다니고 있고, 공부를 잘해서 공부를 쉽게 느끼는 줄 알았다. 그래서 공부가 재미있냐는 나의 질문에, ‘공부하기가 참 어려워요. 그래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냥 하는 거예요.’라는 대답이 기억 난다.
영어권 나라에서도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늘 상 하는 말이 ‘Procrstination(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는 것)’다고 한다. 오늘 공부를 내일로 미루지 말고, 오늘 하는 것을 습관화하라는 뜻일 것 같다. ‘시험을 찍었다’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가끔 있는데, 이는 자신의 낮은 점수를 미리 공지하고 결과를 합리화시키기 위한 아이들의 본능이다. 자꾸만 약점을 숨기려는 아이들에게 교사와 부모의 조언이 필요하다. 공부는 어렵지만, 공부 결과 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그 어려운 과정을 지속해 가면서 답을 추정하는 과정을 통해 삶의 태도도 함께 형성되는 것 같다.
공부는 학생 때만 열심히 하는 게 아니다. 누구나 오랫동안 꾸준히 해야 하는 인간의 활동이다. 유혹을 이겨내며, 공부하는 아이는 자기 통제력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공부를 통해 아이의 학습 성취뿐만 아니라 품성도 드러난다는 말도 일리가 있다. 단순히 성적이 높아서가 아니라, 성적을 높이기 위해 취한 아이의 기질이 성공 가능성을 높여 준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수많은 유혹을 참아내고 해야 할 일을 먼저 하는 아이라는 뜻이다. 이런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래서 사춘기의 아이들에게는 어른의 도움이 필요하다. 공부는 할수록 그 능력이 커지는 활동임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할 것 같다.
영어뿐만 아이라 공부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가지고 아이들을 지도해야 함을 한 수 배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