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매뉴얼]- 미루야마 무쿠
요리에 메뉴엘이 있듯이 글쓰기에도 룰이 있다. 어렴풋이 가지고 있던 글쓰기에 대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 주는 책이다. 소설이나 이야기 중심의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 책이다.
글의 서두에서 글쓰기와 요리를 비교한 저자의 의도를 알 것 같다. 삶이라는 재료는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 생활의 소소함과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 욕구와 본성을 재료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다.
일본 동화 <모모타로>를 가지고, 이야기 구성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면서, 독자 또한 저자가 가이드한 대로 써볼 수 있는 여지를 준다. 마치, 뼈를 잘 추려낸 여름 보신용 닭고기 같다. 푹 삶아서, 살과 뼈가 쉽게 분리되어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써내는 방식을 쉽고 조리 있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소설이나 글을 쓰지 않아도, 우리가 하는 업과 일상이 스토리를 담아낼 수 있을 때, 그 가치가 발휘되기 때문에 글쓰기뿐만 아니라 담아낼 수 있는 다양한 글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글을 쓰고 싶은 데 왜 쓰지 못하는가?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모를 때를 위한 처방전, 시대와 장소를 바꿔 다양하게 연주할 수 있는 법, 문체의 변화, 캐릭터의 변화, 장르의 변화, 시점의 변화, 복선 까는 법 그리고 '쓸 수 있다'로 만들어 주는 10가지 특효약이라는 주제로 책은 전개된다.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로,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기고 하지만, 쓰고자 하는 욕구가 없어서 이기도 하다.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구체적 가이드는 도움이 될 것 같다. 잘 쓰고 싶다면 연습이 필요한데, 익히 알려진 동화로 자신의 문체로 써본 다면 제법 재미가 있을 듯싶다. 시대와 장소를 바꾸어 보고, 문체를 바꾸고,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바꾸며, 장를 바꿔 본다면, 한 편의 쉬운 이야기로 나올 수 있는 글은 수십 개가 넘을 것 같다.
언제, 어디서, 누가를 구체적인 시기나 장소, 이름으로 제시하면 더욱더 명확한 이미지를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도를 너무 지나친 구체적 묘사는 오히려 글의 명확성이 떨어질 수 도 있다. 작가의 머릿속 그림이 종이위에 물이 번지듯이 조용하게 독자의 가슴으로 들어갈 때 멋진 글이 탄생하는 것이다.
글을 쓸 때 중요한 것이 어떤 나이, 어떤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지 알아야 적당한 문체를 선택할 수 있다. 문체를 의도적으로 바꿀 때 보여 주는 글의 변화를 보여 준다. 글맛이 확연이 달라진다. 마치 요리에 소금이나 고춧가를 넣어 국물맛을 변화시키는 것과 닮아 있다. 인물이 바귀면 스토리가 바뀌고, 캐릭터의 욕구와 가치관과 능력을 바꾸면 또 다른 인물이 탄생이 된다.
인간 욕구를 메슬로의 단계 이론으로 적용해 글을 써보는 것도 훌륭한 교본이 될 것 같다.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소속과 애정의 욕구, 존경의 욕구 그리고 최고 상위욕구인 자아실현 욕구는 마치 요리를 구울 건지, 찔 건지 아니면 볶을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과 같다.
시점을 통해 책의 주인공과의 거리를 좁히고 줄이는 예를 통해 감정이입의 농도를 맞출수 있다. 시점의 인물을 방관자로 만들지 않는 게 중요하고, 시점 인물을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 것 같다. 중요한 사건이나 정보는 시점 인물이 직접 보고 듣게 만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글에 복선을 만드는 법 중 의외성의 복선은 가끔 읽었던 소설책 속에서 재미를 주는 요소 중 하나였다. 소설을 잘 쓴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알 것 같다. 그래서 잘 쓰는 작가의 글을 필사할 때, 그 작가의 머릿속에 있는 구체적인 글쓰기법을 서서히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된다. 그러기 때문에 필사를 통해 글을 원하는 형태로 쓸 수 있는 힘을 얻는 수 있는 것 같다.
'쓸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진 독자가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도와주는 것이 저자의 바람이다. 저자의 책이 충분히 글을 쓸 수 있다는 희망을 담아낸 것 같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그냥 일단 쓴다. 그리고 노력을 시간으로 환산하지 말고, ‘성과물의 양과 질’로 효율성을 평가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조언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한 계기나 마중물이 필요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읽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새로운 글을 써보는 것이다. 앞으로 5분만 딴생각하지 않고 쭈욱 써보겠다고 다짐하는 순간 글이라는 긴 마라톤은 가시화가 되어 만족감을 올려 줄 것이다.
생활 속 쓰기는 거창할 필요가 없다. 사소한 일을 써보고, 습관적으로 써보고, 큰 작업을 잘게 잘라 써보고, 딱 한 가지만이라도 반드시 해낼 수 있는 일을 선택해 보는 것이다. 이런 글들은 무미건조한 삶의 맛에 향을 더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글이 쓰고 싶은 일로 바뀔 때, 진심으로 몰두할 수 있는 일이 될 것이고, 뜻대로 일이 잘 안 풀리고, 스트레스가 쌓일 때, 눈앞의 즐거움으로 쉽게 도망치지는 않을 것 같다.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가는 것 중의 하나가, 죽도록 하기 싫은 일도 엄청난 기세로 해치울 수 있는 순간, 일이 쌓여 있어도 외부 약속이난 일정을 취소하지 않고, 그 외출 자체를 선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태도가 자기 자신에게 선물을 주는 방법이다. 소소한 자신의 삶을 글로 써내고 이야기로 담아낼 수 있을 때 세월 지나고 난후 자기 자신에게 남길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