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꽃

by 유별




딸 : "엄마, 우리 아침까지 얘기할까?"

나 : "그럼, 내일 쓰러질텐데."

딸 : "아니야, 죽으면 쓰러지는 거야."







소진되어 가요. 고갈되어가요. 일부러 틀어놓은 수도꼭지도 아닌데 기운이 한 방울씩 새 나가요.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려요. 어느날은 던져져 산산조각난 유리 파편같아요.






여덟살 아이가 그 파편을 쓸어모아요. 날카로운 잔해에 손을 뻗어 어루만져요.

나를 복원해요.


아이 얼굴이 접시꽃처럼 환하게 어나요.



나는 다시 몸을 일으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