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들리스 썸머
누구나 어느 과정에 놓인 상태일 수 있다. 어느 길을 가는 여정일 수 있다.
다만 어느 길로 들어서느냐에 따라 도착지와 도착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품게 되었는지 역시 천차만별일 것이다. 나는 새로운 길을 가다가 어느 지점에 이르러 한눈을 팔곤했다. 나비가 날고 산딸기가 익고 쑥부쟁이가 눈에 밟히지 않나. 때론 노루나 다람쥐가 지나는 소리에 놀라 발걸음을 재촉하기도 했지만 곧 재잘대는 개울에 가만히 귀기울이다가 칡꽃 향기에 취하다 어디로가는지조차 잊었다. 인정한다. 하지만 여전히 걷는 중이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더라도 이리저리 헤매더라도 어딘가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꽃과 나무가 나고 자란 토지와 환경에 따라 색채가 달라지는 것 처럼 어느 시기에 마주치느냐에 따라, 어디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같은 대상도 모습이 달라보인다. 허나 각각의 면면이 모여 품격을 형성한다. 속단은 금물이다.
오래도록 오솔길에 주저앉아있데도 좋다. 풍뎅이도 보고 잠자리도 만나고 운이 좋으면 산토끼를 마주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