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며 배우는 것들

아이와 함께 자라는 중입니다

by 불완전 박사

아이를 키우는 것은 어른이 아이에게 가르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서로 배우는 과정인 것 같다.
아이를 기르며 깨닫고 배우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인내심이다.
아이의 말썽을 참아주고, 빨리 해야 할 일을 아이가 스스로 하도록 기다려주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막았다고 울고불고 해도 끝까지 원칙을 지키며 기다리다 보면 인내심이 절로 자란다.
특히 우리 아이들은 목소리가 아주 커서 울거나 떼를 쓸 때면 귀가 아플 정도다.
빨리 원하는 대로 해주고 울음을 그치게 하고 싶지만, 해야 할 일은 해야 하기에 참는다.
참고 또 참다 보면 ‘이게 진짜 인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또 아이를 낳고 나서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전에는 밖에서 사람들을 보면 그저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하지만 아기를 낳고 나서는, 모르는 사람을 봐도 ‘저 사람도 누군가의 힘든 출산으로 태어나 사랑을 받으며 자랐을 소중한 존재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가 실수해도 한 번쯤은 넘어갈 수 있고, 도움이 필요해 보이면 나도 모르게 손이 간다.
아이를 낳고 나서 인류애를 배운 것 같다.

자라나는 아이를 보면 열정도 배운다.
아기들은 무엇을 하든 최선을 다한다.
일어서려 애쓰거나, 물건을 잡으려 손을 뻗을 때, 이유식을 먹거나 빨대컵으로 물을 마실 때도 온 힘을 다한다.
목이 막혀 잠깐 숨이 멎는 듯 아파도 다시 시도하고 또 시도한다.
그렇게 도전하며 빠르게 배워 나간다.
반면 나는 언제부터인가 조금만 힘들면 포기하고, 온 힘을 다해 무언가를 한 기억이 거의 없다.
아기야말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존재다.


그리고 아이를 통해 사랑도 배운다.
무조건적인 사랑은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사실 먼저 주는 쪽은 아이였다.
영유아기의 아이는 (아직 불만이 생기기 전이라서일지도 모르지만) 부모가 잘못해도, 화를 내도, 여전히 사랑한다.
나는 그런 아이의 사랑을 받으며 진짜 ‘무조건적인 사랑’이 무엇인지 배운다.
그리고 그 사랑을 다시 아이에게 돌려주고 있다.

또, 아이를 키우며 사람이 자란다는 것이 얼마나 큰 정성과 사랑의 결과인지 깨닫는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본능적으로 배우는 것도 많지만, 세세하게 가르쳐야 하는 것도 너무 많다.
먹는 법, 걷는 법, 화장실 가는 법, 이를 닦는 법, 먼지는 먹으면 안 된다는 것, 헹군 물은 삼키면 안 된다는 것, 신발은 짝을 맞춰 신어야 한다는 것, 추울 때는 반바지를 입으면 안 된다는 것….
이 사소한 것들을 하나하나 배우며 자란다는 것은, 누군가가 그만큼의 사랑과 노력을 쏟았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을 더 아끼게 되었다.

아이를 통해 배우는 것도, 깨닫는 것도 많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와 함께 자란다는 말이 참 맞는 것 같다.
부모가 되기 전의 나는 어른 같지만 아직 미숙한 ‘어린 어른’이었다.
앞으로도 더 자라서 진짜 어른다운 어른이 되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아이가 성인이 되어 힘든 일이 생기면, 나에게 와서 기운을 얻고 다시 나아갈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내 방식의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