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자귀 현애
분재는 크기로도 분류를 하고
수형으로도 분류를 한다.
수형으로 분류를 할 때
한쪽으로 쏠린 나무를 ‘현애‘라고 한다.
현애로 키울만한 나무로
<고려자귀>를 추천해 주셨다.
<고려자귀>는
우리나라 품종에서는 자귀나무에 속하고
일본이름으로 고려자귀이다.
남부지방 수종이라 겨울 추위에 약하고
노지월동은 불가능하다.
솜털 같은 분홍색 꽃이 핀다고 한다.
2022년 9월 30일
처음 나무를 만났을 때 이렇게
사방으로 가지가 뻗어있었다.
전체 철사걸이를 시작했다.
가지가 얇고 가시도 있어서 철사 걸이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철사걸이는 분재에서 가장 중요하기도 하지만
재미있는 작업이다.
가지의 두께에 따라서 철사의 두께를 정한다.
철사를 감는 방법도 공식이 있다.
이런 디테일이 나랑 잘 맞는다.
가지 길이의 1.3배 정도의 철사를 잘라서
나선형 계단의 느낌으로 감는다.
10년만 일찍 분재를 시작했으면
일본으로 유학 간다고 했을 듯
나랑 잘 맞는다. ㅎㅎ
철사걸이를 완성한 뒤
가지를 적당한 길이로 잘랐다.
완전 산발 해있던 가지가 몰라보게 차분해졌다.
현애를 고려해서 한쪽으로 쏠리도록
모양을 잡아보았다.
참해졌다.
2023년 3월 14일
겨울 동안 각종 이끼가 많이 생겼다.
다 긁어내고
비료를 새로 줬다.
2023년 3월 24일
가지들이 좀 자랐다.
가지를 한쪽으로 넘기는 손 떨리는 작업을 했다.
혹시라도 가지가 부러질까 봐…
작업하다가 가끔 부러뜨리고, 꽃도 부러뜨리기도 한다.
그러면 무척 속상하다… 아까워라…
작년 9월 30일 사진 (왼쪽)과 비교하니
가지가 꽤 많이 길어졌다.
아래쪽 가지가 충분히 길어졌으니
이제는 오른쪽으로 넘겨도 될 거 같다.
조심스럽게 철사를 구부려서
가지를 넘어뜨려본다.
조금 무섭지만… 살살…
와우. 다 넘어갔다.
2023년 4월 28일
고려자귀 꽃봉오리 맺힘
2023년 5월 19일
두 달 만에 잎은 더 풍성해졌고
꽃봉오리도 많이 달렸다.
현을 더 내리고
마른 가지를 정리했다.
고려자귀는 추위에 약하지만
소나무랑 같이 뙤약볕에 두면
다음 해에 꽃이 많이 달린다고 한다.
2023년 5월 26일
꽃이 폈다
예쁘다
2023년 6월 14일
꽃이 한창때가 지나고 시들어 가는 중에도
새 꽃망울이 올라온다.
철사를 풀어준다.
꽃 그만 볼 때쯤인 6월 말에 풀어준다.
거의 9달 감고 있었던 거.
가장 윗단의 머리 부분은 가지를 조금 자르고
두 번째 아랫단은 거의 안 자르고 늘어지게 만든다
세 번째 제일 아랫단은 아래로 쳐지게 해서
계속 기른다. 마른 가지도 정리해 준다.
5월에 꽃이 피니까
꽃이 피기 전인 3월에 철사를 감는다.
철사는 1년 정도 감고 있었으면
1년은 쉬게 해 준다.
편안하게 해 주고 내년에 꽃이 더 많이 달리길…
자세히 보면 더 예쁘다.
가지 뻗음이 화사하고 화려하다.
네이버에서 <고려자귀>를 검색해 보니
우리쌤의 고려자귀가 제일 먼저 나온다.
반가워요 쌤
잘 자란 <고려자귀>는 이렇게 화려하구나.
세상에나 너무 아름답다.
내 꽃도 잘 키워서
이렇게 풍성해지면 좋겠다.
눈호강시간~
-즐거운 분재시간-
2023년 9월 22일
1년 정도 철사를 풀어놓으려고 했는데, 안 되겠다.
3달 만에 너무 자유분방하게
훨훨 날아가고 있다.
그냥 이대로 두고 볼 만큼의 인내심이 부족하여
철사를 감기로 했다.
가지가 많고 길고, 잔가지도 많고 , 가시도 있어서
쉽지 않은 철사걸이다.
너무 꽉 감지 않도록 한다.
내년 봄까지는 감고 있어야 한다.
철사를 다 감고
가차 없이 가지길이를 잘라내었다.
일단 현으로 감상하기 위해 모양을 잡는다.
전체적으로 한쪽으로 쏠리게 넘겨준다.
그리고 가지를 다듬는다.
마음 아프지만
예뻐지기 위하여 길이를 결단력 있게 잘라주었다.
1단은 길게
2단을 1단보다 짧게
머리 쪽은 더 짧게.
그리고 뻗어나가는 가지사이의 간격을 비슷하게 맞춰주었다.
마치 손가락을 쫙 벌렸을 때처럼.
밑둥을 구부려야 하므로
두꺼운 철사를 이용하여 감아주었더니
현애 모양이 잡혔다.
이렇게나 예뻐졌다.
이 상태로 내년봄에는 길이도 길어지고
잎도 많이 나올 거다.
작년 9월 30일의 사진과
1년이 지난 오늘 2023년 9월 22일의 사진을 비교하니
확연하게 달라진 게 보인다.
밑단의 길이가 아주 많이 길어졌고 제법 현애의 모양도 잡힌듯하다.
너무나 뿌듯하다. 이 맛에 분재를 하는 거 같다.
이 상태로 두고
내년 봄 꽃을 만나기를 기대한다.
-즐거운 분재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