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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상한 나라의 팀장 21, 소통과 협업 강화 그리고 자발적 참여 분위기

다양한 연령대와 직종으로 구성된 팀을 조화롭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7년 간 팀장 생활을 하면서도 가장 고민이 되었던 부분이 바로 팀 분위기 개선이었습니다.

처음 팀을 맡았을 때 느낌은 정적과 고요, 한마디로 수도원이나 한적한 산사(山寺)와 같았습니다.

각자 자기 일만 하지 서로 대화를 하거나, 남의 업무에는 일절 관심이 없더군요.


팀 분위기와 성과의 관계

분위기 좋은 팀은 대부분 팀 성과가 높게 나옵니다.

성과가 잘 나오면 팀 분위기는 한층 고무되어, 더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외부로부터 긍정적 피드백이 들어오면서 팀은 더 분위기가 좋아집니다.


분위기가 안 좋은 팀은 팀 성과가 낮게 나옵니다.

성과가 낮으니 팀 분위기는 한층 침울해지고, 서로에 대해 비판하고 서로 비방하는 경향이 커집니다.

점점 분위기가 안 좋아지며 소통과 협업이 안 되며, 한마디로 콩가루 같은 팀이 됩니다.


그러니 당연히 분위기가 좋은 팀을 만들어야 하는 게 팀장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이지요.


참고할만한 사례

제가 팀장과 실장을 하면서 긍정적 분위기를 가진 팀으로 바꾸기 위해 시도했었던 사례를 소개드리겠습니다.

쉽게 정리하면 팀원 간의 소통과 협업을 강화하고, 자발적 참여를 점진적으로 유도하는 방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이 중에 효과가 있었던 것도 있었고, 어떤 것은 무의미한 것도 있었네요(이상하게 반 별점이 없어서 동그라미로 대신했습니다).


♣ 팀 회식: 예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시도하는 방식입니다. 전 팀원이 한 곳에 모여서 식사와 술 한잔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자는 취지인데, 가만히 보면 끼리끼리 모여 있으니 효과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냥 식사를 한 번 했다는 정도로 받아들여지는데, 간혹 언쟁이 생기거나 하는 부작용도 있기는 합니다.(●●○○○)


♣ 팀 야유회: 전 팀원이 금요일 오후에 모종의 장소로 이동하여 1박 2일 동안 같이 지내는 방식입니다. 업무를 떠나 경치 좋고 한적한 곳에서 충분히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괜찮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간혹 게임이나 운동을 겸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개인주의 성향이 커지면서, 1박 2일로 야유회를 가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 같네요.(●●○○○)


♣ 팀 운동회(야구/축구/탁구/볼링): 퇴근 후 모여서 땀 흘리고 몸도 부딪치는 스킨십도 가능한 방법입니다. 운동을 싫어하거나 도통 취미가 아닌 직원에게는 전혀 재미가 없으니, 전체 직원이 동참하기는 어려운 방식이지요. 끝나고 식사와 술 한잔을 하기도 합니다.(●●○○○)


♣ 팀 등반행사: 주말에 시간을 내서 회사 인근에 있는 나지막한 산을 다녀오는 것인데, 산은 보기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직원들한테는 그림의 떡입니다. 그래도 산을 타는 동안 같이 간 직원들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점심도 같이 먹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은 마련됩니다. 간혹은 하산하면서 술 한잔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주말에 모이는 일은 불가능하겠지요.(●●○○○)


♣ 팀 문화행사(영화/미술관 관람/게임 등): MZ세대가 늘어남에 따라 기존의 회식문화를 좀 더 품위 있게 바꾼 것이라 봅니다. 보고 싶은 최신 영화 시청, 도슨트 투어를 통해 예술에 대한 이해력 향상, 방탈출과 같은 게임 등을 한 후 바로 헤어지던가, 간단한 식사 정도만 하기 때문에 서로 이야기할 시간은 별로 없기는 합니다. 그래도 나름 슬기로운 회식문화라고 생각하는 직원이 많습니다.(●●●○○)


♣ 팀 점심식사: 퇴근 후 저녁시간에 모이는 것이 싫다는 직원이 많아지면서 나온 회식 방법으로, 점심시간에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끝냅니다. 좀 아쉬운 감은 있지만 개인의 저녁시간은 100% 보장해 주기 때문에 젊은 층에서는 선호하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 팀 공유회: 매월 생일자 행사를 겸해서 공지하거나 공유할 사항을 만들어서 회사 대회실 같은 곳에서 실시합니다. 한자리에 모여서 업무사항이나 사업계획 진척사항을 공유하기 때문에, 정보 공유가 안 된다는 말을 원천 봉쇄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다소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기 때문에 중간에 '럭키 드로우' 또는 '칭찬 릴레이' 등을 통해 선물 공세도 펼치곤 합니다. 또한 생일자가 있다면 간단하게 생일자를 축하한 후 다과를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것도 병행합니다.(●●●◐○)


♣ 그룹단위 모임: 팀 전체인원이 많은 경우 소수의 인원 단위로 구성한 후, 이들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방법입니다. 점심식사를 하던 저녁식사를 하던 그건 어디까지나 소그룹에서 결정할 사항인 것이지요. 3~4명으로 구성하며 직급이 겹치지 않도록 구성합니다. 1~2번은 같이 식사하고 싶은 사람들과 세 번째부터는 무작위 추첨을 통해 모임을 구성합니다. 이렇게 하면 관심이 없거나 서로 대면대면한 사람들과도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됩니다.(●●●●○)


♣ 가족 선물 제공: 회식에 사용할 비용을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맛있는 롤 케이크나 유명 제과점 빵 같은 것을 구입하여 특정일(가정의 날/어린이날/부모의 날/크리스마스/석가탄신일 등)에 직원들 손에 들려서 보냅니다. 선물 박스 안에 좋은 말을 넣는 것은 옵션이고요.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내라고 그날은 전부 정시퇴근하도록 쫓아냅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최고점을 받을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모든 직원이 만족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아마 세상 어디에도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하나의 직군으로 구성된 팀이면 그래도 의견의 일치가 좀 쉬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러 직군(일반직/기술직/생산직/계약직)이 모여있는 팀이면, 살아온 방식과 길이 달라서 인지 좀처럼 만족할 만한 접점을 찾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면서 느낀 것은 열심히 노력한다면, 팀 분위기는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체득했습니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인 것처럼, 팀 분위기 개선도 한 걸음 한 걸음씩...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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