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중국요리도 먹고, 임태훈셰프와 함께 사진 한 장(D-202)
이번 무계획한 정년휴가를 시작하게 만든 일은, 바로 아들이 '철가방요리사(임태훈셰프)의 도량'의 예약에 성공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침 11시 예약이라 1시간 30분 전에 산본에서 출발했는데도, 겨우 5분 전에 식당 밑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멀기도 하지만 '도량'의 위치가 바로 경복궁 인근이고, 좁은 골목길에 있어 찾기도 쉽지가 않더군요. 주차를 하고 보니 예약을 못한 손님들은 길거리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도량 첫인상
2층으로 올라가니 입구에 바로 보이는 것이 ②중국술 진열장이었습니다. 다른 술은 모르겠지만 이전에 중국 주재원이 선물로 준 '마오타이주'가 보이네요. 가만히 보니 ①'임태훈셰프님'이라고 쓰여있는 술도 있던데 중국술은 잘 몰라서... 다음번 퇴직자 모임에 갔을 때 중국주재원을 하셨던 선배에게 물어보면 알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면에는 ③도량이라고 한자로 만든 간판이 보입니다. ④도량 내부의 모습인데 전체적을 좀 어둡다고 해야 할 것 같네요. 이전에 '여경래대가의 홍보각'과 '이연복셰프의 목란'은 무척 밝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고 보니 아들 덕분에, 중국요리의 대가들의 식당 여러 곳 중 무려 3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맛있는 식사 시작
만삭인 딸아이도 같이 와서 모처럼 넷이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차를 타고 오면서 어떤 요리를 먹고 어떤 식사를 할지, 결정은 하고 왔으니 망설이지 않고 주문을 했습니다.
저희가 주문한 요리는 대표메뉴 3가지인 '①어항가지 튀김', '②양고기 튀김', 그리고 '③동파육'입니다. 가족들은 ③동파육이 엄청 부드럽고, 청경채와 곁들여 먹으니 매우 맛있다고 합니다. 저도 먹어보니 무척 부드러워서, 잇몸으로 먹어도 될 정도라고 느껴지네요. 앗! 잇몸 하니까 생각나는데, 오후 4시에 사랑니 발치가 있네요.
하지만 저는 다진 새우살을 가득 넣어 튀긴 ①어항가지 튀김이 가장 맛있었습니다. 여경래대가의 모자새우에 비해, 가격도 싸고 맛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냄새에 민감하지만 시도해 봤던 ②양고기 튀김은 의외로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거의 안 나서 좋았습니다. 다소 매콤한 느낌과 짠맛이 있어서 다른 분들 말처럼, 맥주 안주에 적합할 것 같기는 합니다. 양고기 튀김은 선택하여 먹어보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다음번에 또 온다면 꼭 주문할 음식이네요.
그리고 식사로는 '①팔보 덮밥', '②군만두', '③냉짬뽕'을 주문했습니다. ①팔보 덮밥은 팔보채를 시키기에는 부담이 되어서, 대신 맛보려고 시킨 식사류입니다. 전복, 오징어, 죽순 등이 소스와 잘 어우러져있습니다. 생각보다 짜거나 맵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이건 마지막 식사로 시킨 ②군만두입니다. 군만두가 다 그렇지 하고 주문을 안 하려다가 시켰는데... 시키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한 입 베어무니 피는 바삭하고, 꽉 찬 소가 들어있어 맛있게 먹었습니다. 가운데 보이는 게 만두 소스인데 처음에는 안 찍고 먹었고, 두 번째는 찍어 먹었는데 소스에 찍어 먹는 게 더 맛있었습니다. ③냉짬뽕은 여름 특선이라고 하는데, 약간 매콤하다고 메뉴판에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해물이 들어있고 시원한 국물이 일품입니다. 요리와 같이 먹으면 입안이 개운하면서도 약간 얼얼해집니다.
제가 메뉴판을 찍기는 했는데 빛이 반사하여 잘 안 보이네요. 가서 직접 보시면 잘 보입니다.
임태훈셰프와 사진 찍기
식사 막바지쯤 되니 임태훈셰프가 홀(Hall)로 나와서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습니다. 지난번 여경래대가의 홍보각, 이연복셰프의 목란에 갔을 때는 두 분을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스타 셰프와 인사할 기회가 주어지네요.
저희가 식사하는 테이블로 와서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음식은 입에 맞는지 등을 물어보고, 요리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 주네요. 제가 양고기 튀김이 맛있다고 하니, 직원들끼리 만들어 먹다가 요리로 내놓아도 될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아서 탄생하게 된 것이라는 설명도 해줍니다. 저희가 사진을 같이 찍자는 말에 흔쾌하게 응해주면서, 본인이 직접 딸애의 스마트폰을 들고 여러 포즈와 함께 사진을 찍어줬습니다.
맛있는 음식도 먹고 기분 좋은 서비스도 받았다는 느낌이 들게 되네요.
식사 후 오후에 치과 치료가 예약되어 있어 바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만약 다음번에 한번 더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차를 놔두고 지하철을 이용할 생각입니다. 그럼 양고기 튀김을 먹으면서 맥주도 한 잔 할 수 있고, 바로 앞에 있는 경복궁도 관람하고, 광화문 일대도 오랜만에 걸어서 구경할 수 있을 테니까요.
모처럼 아들 덕분에 맛있는 음식도 먹고, 즐거운 시간도 보냈습니다.
여기에 임태훈셰프와 사진 찍은 추억도 생겼고요.
얼마 전 '냉장고를 부탁해 시즌2'에서 임태훈셰프가 나온 것을 봤는데 그냥 반갑더라고요.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