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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래대가의 홍보각 방문

가족과 함께 맛있는 점심 식사를 했네요.

가족과 함께 즐거운 점심 한 끼

작년 마지막 일요일에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에 있는 '여경래대가의 홍보각'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저도 잘은 모르지만 일단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어쨌든 아들이 수차례 노력을 한 끝에 겨우 예약에 성공해서, 오랜만에 멀리(?) 서울까지 점심을 먹으러 오게 되었습니다.

'홍보각'은 노보텔 앰베서더 강남 호텔 내에 있어서 찾기도 쉬웠지만, 주차하는데도 편리했습니다. 지하 주차장에서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LL층에 내리니 붉은색 간판으로 '홍보각(紅寶閣)'이라는 간판이 저희를 맞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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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각 입구, 명판 및 메뉴판]



사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중국요리는 값싸고, 빠르게 그리고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생각을 지금껏 하고 있었습니다. 통계청에서 선정한 소비자물가지수 481개 항목에도 서민의 대표음식인 자장면이 포함되어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요즘 TV나 ○플릭스 등을 통해 요리에 대한 방송이 많아지면서, 정통 중국요리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는 했습니다.

모처럼 유명 셰프께서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다고 하니, 한번 어떤 곳인지 찾아봤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여경래세프가 '대단하신 분이라는 것'과 '가격이 비싸다는 것'에 두 번 놀랐지요.

그런데 아쉽게도 여경래셰프님이 오늘은 안 오셨다고 하네요. 얼굴이라도 뵈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여경래대가 명함.jpg [카운터에 있는 여경래 셰프의 어마무시한 명함]



전 사실 맛알못(지도 하는 사람)이라 너무 맛이 없는 한 그냥 먹기는 합니다.

그러다 보니 중식대가의 음식을 평가하는 게 '어불성설(語不成設)'인지라, 그냥 먹어본 소감을 소박하게 적어보려고 합니다.


차를 타고 가면서 인터넷을 통해 '홍보각'에서 가장 선호되는 음식을 찾아봤습니다. 그래서 최종 선정한 음식은 '모자새우', '고로육', '삼선짬뽕', '팔진탕면'이었습니다. 아들은 양이 적을까 봐 '삼성짬뽕과 팔진탕면'은 곱빼기로 시켰네요.

가격은 작은 사이즈 요리가 보통 50,000~60,000원 정도 하고, 식사류도 24,000~28,000원 정도 하네요. 동네 중국집 대비해서 약 2배 이상 하는 것 같습니다.


안내된 자리에 가보니 기본적인 세팅은 되어 있더군요.

밑반찬인 '짜사이', '오이절임', '땅콩'과 '접시' 그리고 '수저'입니다. 식전에 반찬을 한 번씩 먹어봤는데 짜지도 않고 맛도 있어, 음식 나오기 전에 반 정도는 먹은 듯합니다.

저는 모든 반찬을 2번 이상은 추가로 받았는데, 그중 소금 묻힌 땅콩은 3번 이상 추가하지 않았나 하네요.

이게 맥주 마시기에는 딱인데, 차를 가지고 와서 아쉽게 못 마셨습니다. 소금을 좋은 걸 사용했는지 짭짤한데, "딱 적당한 짠맛" 또는 "희한하게 소금은 보이는데 많이 짜지는 않은 맛"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들이 아직 왕초보라 차를 맡기는 것을 아내가 결사 반대하고 있어, 오늘도 맥주 한 잔 못하네요.

언제쯤 외식할 때 간단히 반주라도 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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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 자리에 세팅된 반찬 및 식기, 오른쪽 - 메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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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



전 맛알못인지라, 큰 기대보다는 소박한 기대를 하고 식사를 기다렸습니다.

먼저 나온 음식은 '모자새우'인데 새우 안에 또 다진 새우가 들었다네요. 바삭한 식감도 좋고 안에 풍부하게 들어간 새우도 꽤 괜찮았습니다. 왜 중식인데 칼과 포크가 제공되는지 알겠더라고요.


두 번째 음식은 '고로육'인데 탕수육 위에 '칠리새우'의 소스와 유사한 맛의 소스를 뿌린 음식입니다. 고기 냄새도 전혀 없고, 육질도 부드러워 천천히 먹으니 배가 서서히 불러오네요.

두 음식 다 간이 쌔지 않고 담백한 맛이라고 해야 하나요. 확실히 일반 중국집에서 먹던 것과는 다른 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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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 모자새우, 오른쪽 - 고로육]



이제 식사로 '짬뽕'과 '팔진탕면'이 나왔습니다.

셋이서 나눠 먹을 수 있도록 그릇과 국자도 같이 제공되었습니다.

'홍보각'에 있는 내내 느낀 점은 일하는 모든 종업원들이 무척 친절하고 상냥해서 좋았습니다. 밑반찬을 어느 정도 먹으면 요청하지 않아도 가져다 주니, 벨을 누르거나 손을 들어 요청할 필요가 없어 마음도 편했고요.


다른 분이 쓰신 글을 보면 '인생 최고의 짬뽕'이라고 평하던데, 저도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너무 평범한 표현이기는 한데...

빨간색 국물인데도 불구하고, 맵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풍부한 맛을 가지고 있더군요. 전에 먹었던 찜뽕들이 맵고 자극적이었다면, 진짜 하나도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맛을 내는 게 좋았습니다.


정확히 뭔지 모르지만 시켰던 음식인 '팔진탕면'은 처음 먹었을 때, 누룽지탕과 비슷한 맛이 나더라고요. 그런데 국물이 끈적이지 않고 깔끔하니 좋았습니다. 8가지 진귀한 재료를 넣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정말 다양한 재료가 들어 있어 골라 먹는 재미도 있네요.

그리고 제가 혈당 때문에 면을 별로 먹지는 않았지만, 면발도 탱글탱글하니 시간이 흘러도 불지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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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 짬뽕, 오른쪽 - 팔진탕면]



사실 좀 비싸다는 생각은 아직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녀온 후에 생각하니, 다음번에 또 가봤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제가 느끼고 생각한 '여경래 중식대가의 홍보각'에 대한 생각입니다.

식당에 처음 들어섰을 때, 실내 분위기가 고급스럽고 조용하여서 좋았습니다.

음식을 먹기 전에 준비된 반찬은 정갈하고 깔끔했습니다. 아주 적당한 간이 되어 있어, 식전에 먹기도 좋았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은데도, 맛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풍부한 맛의 음식이 제공되었습니다.

식사하는 내내 종업원들의 친절함과 능숙함에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음식을 먹고 난 후에도 물을 많이 마시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간이 적당했고 속도 더부룩하지 않았습니다.


다음에는 중식의 또 다른 대가이신 '이연복셰프의 목란'을 가봤으면 좋겠네요.

아들이 한번 예약을 해본다니 한번 더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원래는 여기까지가 글 마지막이었는데...


갑자기 아들이 뻐기는 얼굴로 방에서 나오면서, '이연복셰프의 목란'도 예약을 했다고 합니다.

1월 1일 아침부터 방에서 누군가와 이야기하던데, 그게 예약전화였던 모양입니다.

예약이 시작되는 10시부터 전화를 시작, 약 40분 만에 겨우 연결되어 예약을 했다고 하네요.

2월 초에 '이연복셰프의 목란'을 다녀온 후, 한번 더 정통중화요리 대가 분의 음식에 대해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네요.

허허~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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