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인생의 나침반이 작동하기 시작하네요(D-114)
우연한 기회를 통해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할 때 느꼈던 막막함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디자인 위주의 파워포인트 화면 대신 단순한 흰색 바탕의 브런치 글쓰기 창을 마주했을 때,
마치 끝없이 펼쳐진 사막 한가운데 홀로 남겨진 암담한 심정이라고 할까요.
여기가 어딘지,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과연 이 광활한 사막에서 살아서 빠져나갈 수 있을지 도통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막막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흐르고 흘러, 어느덧 1년이 되어 가네요.
글쓰기를 왜 하냐고 물어보면, "생각을 정리하고 기억을 남기기기 위해서요."라고 늘 답변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을 오직 기억으로만 간직하고 있기에는 한계가 있어서지요.
그래서 이런 공간을 통해 중요한 순간을 잘 정리하여 영원히 저장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조용히 사색하며 걷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과 스치듯 이루어지는 찰나의 만남이 발생합니다.
그 찰나의 순간이 어떤 때는 기쁨, 행복, 즐거움으로 다가오고,
그 찰나의 순간이 어떤 때는 슬픔, 분노, 괴로움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예전 대학입학 학력고사나 토익 시험을 떠올려 보면,
흰 종이 위에 검정 글씨의 문제가 한가득 인쇄되어 있었지요.
모두 맞고 틀림을 물어보며, 정답을 찾으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시험과 달리 '맞고 틀림'과 같은 정답은 없고, 단지 '다름'이 존재할 뿐이지요.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다름'보다는 '맞고 틀림'에 더 익숙한 채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합니다.
삼각형과 사각형은 형상이 다릅니다.
파란색과 빨간색은 색깔이 다릅니다.
주니어와 시니어는 나이가 다릅니다.
학생과 선생님은 역할이 다릅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제약이 다릅니다.
좌파와 우파는 정치성향이 다릅니다.
진보와 보수는 핵심가치가 다릅니다.
이처럼 '다름'을 '맞고 틀림의 틀'에 억지로 끼워 맞추다 보니,
우리는 매일 죽기 살기로 싸우고, 소모적인 갈등 속에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쓰기를 통해 저는 '틀림'이 아닌 '다름'을 바라보는 '인생의 나침반'을 얻었습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태도야말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