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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 정지선셰프의 티엔미미

아내의 생일을 맞아 티엔미미 강남점 방문(D-27)

아내의 생일을 맞아 흑백요리사에 출연하였던 정지선셰프의 티엔미미 강남점을 다녀왔습니다.


저희가 도착한 시간은 예약한 시간인 5시보다 좀 이른 4시 30분이었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걷다 보니 이런 곳에 식당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큰길에서 떨어진 의외의 장소에 있더군요.

티엔미미 약도.png [티엔미미 강남점 위치]

여기도 정시까지는 문을 열지 않아서 주변을 잠시 둘러봤는데 별로 구경할 곳은 없습니다.


가게의 문 여는 시간은 점심 11:00~15:00이고, 점심때 마지막 주문은 14:00으로 되어 있네요.

그리고 저녁에 문 여는 시간은 저녁 17:00~22:00까지이며, 마지막 주문은 21:00으로 되어 있습니다.

15:00~17:00까지는 음식을 준비하는 브레이크 타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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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창펀(쌀로 만든 얇고 부드러운 피에 새우, 돼지고기, 부추 등의 소를 넣어 말아 찐 광둥식 딤섬)이 맛있다고 주문하려고 했지만, 강남점에는 없고 홍대점에만 있는 메뉴라고 합니다. 혹시 창펀을 드시고 싶다면 티엔미미 홍대점으로 가세요.


티엔미미(TIAN MI MI)는 ‘꿀처럼 아주 달콤하다’는 뜻의 중국어 ‘첨밀밀(Chum mil mil)’을 발음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매장 내에는 첨밀밀 영화와 음악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1761903360835.jpg [티엔미미 내부 간판]

드디어 입장시간인 5시가 되어 들어간 티엔미미는 상가 구조답게 양 옆으로 길게 좌석이 배열되어 있습니다.

자리에 앉으니 기본적인 식기류와 밑반찬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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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엔미미 실내 모습, 기본 식기류와 밑반찬]

여기서 나온 밑반찬 중 '궁채마라무침(정확한 명칭은 아닙니다)’이 너무 맛이 좋아서 여러 번 추가로 먹었습니다. 같이 나온 양배추 절임도 음식을 먹고 느끼할 때쯤 먹어주면 개운한 느낌이 듭니다.


그래도 여러 유명 중식당의 밑반찬 중 단연 최고는 '여경래대가의 홍보각'에서 내놓았던 ‘짜사이’, ‘오이절임’, ‘소금 뿌린 땅콩’이 아닐까 하네요.


특히 소금 뿌린 땅콩은 소금이 좋아서인지 ‘소금은 보이는데 많이 짜지 않은, 그래도 적당하게 짭짤한 맛’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맛있어서 3번 이상 추가하여 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20241229_115815[1].jpg [홍보각 식기류와 밑반찬]

잠시 글이 딴 곳으로 흘러갔습니다. 다시 티엔미미로 돌아와서…


저희가 주문한 음식은 ‘오이무침’, ‘마늘새우찜’, ‘트러플쇼마이’, ‘부추새우딤섬’, ‘바질쇼마이’, ‘날치알새우딤섬’, ‘디저트 딤섬’, ‘어항완자가지’, ‘홍소육덮밥’, ‘어항육사덮밥’인데 모두 10가지입니다. 여기에 타이거 맥주 한 병도 추가했습니다.

20251031_171854.jpg [티엔미미 음식으로 꽉 찬 테이블]

3명 치고는 좀 많이 시킨 상황인지라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빈 음식 그릇은 바로 치워달라고 요청을 했지요. 그래도 종업원은 많이도 먹는구나 할 것 같네요. ^^


처음 나온 음식은 ‘오이무침’인데 좀 짭짤하지만 오이의 아삭한 식감으로 인해 모든 음식과 잘 어울립니다.

저희도 음식과 함께 곁들여 먹었는데, 마치 한식을 먹을 때 김치와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왜 여기에 고수가 올라왔는지는 궁금해서 먹어 봤는데 역시 고수는 저에게는 안 맞네요.

20251031_170653.jpg [티엔미미 오이무침]

다음 음식으로 나온 것이 ‘마늘새우찜’인데 밑에 있는 당면과 육수랑 함께 먹으니 맛있습니다.

새우의 식감도 탱글탱글하지만 소스의 맛이 상당하네요.

20251031_170905.jpg [티엔미미 마늘새우찜]

이제 본격적으로 딤섬이 나오네요.

나오는 딤섬 모두, 속이 꽉 차서 한 입에 넣어서 먹기보다는 잘라서 먹었습니다.


‘트러플쇼마이’는 말 그대로 트러플향이 은은하게 입안에서 퍼지며 피 안에 있는 소와 잘 어울리네요.

딤섬 윗부분이 까만 게 특색이 있지요. 처음에는 오징어 먹물인 줄 알았습니다.

20251031_171050.jpg [티엔미미 트러플쇼마이]

‘부추새우딤섬’은 얇은 피로 인해 겉에서 봐도 부추가 있음을 바로 알 수 있는데요.

부추의 상큼한 향과 맛, 새우의 탱글한 식감이 같이 느껴져, 저는 이게 딤섬 중에서는 제일 맛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모양은 딤섬보다는 일반 만두와 같이 생겼습니다.

20251031_174946.jpg [티엔미미 부추새우딤섬]

‘바질쇼마이’도 피는 부들부들하니 부드럽습니다. 무슨 조개 모양과 같이 생겼지요?

한 입 베어 물면 안에 있는 돼지고기 육즙과 새우의 톡 터지는 식감까지 느껴집니다.

가족들은 바질향이 강하다고 하던데 저한테는 그리 강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20251031_171011.jpg [티엔미미 바질 쇼마이]

‘날치알새우딤섬’은 새우살과 날치알을 꽉꽉 채워 넣어 만들어져, 새우 맛도 느낄 수 있고 날치알의 톡톡 터지는 식감도 너무 좋습니다. 아내는 이게 딤섬 중에 최고라고 하더군요.

20251031_171048.jpg [티엔미미 날치알새우딤섬]

그리고 메뉴판을 보다 보니 재미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디저트 딤섬’이라는 것인데 궁금하기도 하고, 아들이 추천을 하여 굳이 주문을 해 보았습니다.


왜 디저트 딤섬인지 물어보니 "달달하게 만들어서 그렇다"라고 하던데,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말처럼 나온 음식을 보니 금방 이해가 가더군요.


속에 바나나를 넣고 겉에 얇은 당면(?) 같은 것으로 말아서 튀긴 후 연유를 뿌린 모양입니다.

한 입 베어 무니 달달하면서 바삭한 식감이 느껴지는 게 디저트로 딱 맞네요.

그런데 이 메뉴는 일정 기간마다 종류가 달라진다고 하니, 다음 방문 때는 어떤 음식이 나올지 궁금하네요.

20251031_175551.jpg [티엔미미 디저트 딤섬]

일품요리로 나온 ‘어항완자가지’인데 가지튀김을 옆으로 깔고 중간에 큼직한 완자 2개와 어항소스를 뿌린 것입니다. 첫인상은 무척 기대가 되었는데 맛은 그냥 아는 맛이라 느껴집니다. 다른 중화요리점의 어항가지는 새우살만을 넣은 데 비해 이곳은 새우와 돼지고기를 섞어서 만든 것 같습니다.

20251031_171204.jpg [티엔미미 어항완자가지]

다음으로 나온 ‘홍소육덮밥’은 계란국과 같이 나왔는데, 매우 잘 선택한 음식이었습니다.

고기가 식감도 좋고 적당한 간이 배어 있으며, 곁들여 나온 숙주와 청경채를 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정말 맛있었습니다. 고기 맛은 어찌 보면 동파육과 비슷하다고 느껴지는데 어디까지나 소스의 맛이 그런 것이고, 고기의 부드러움은 동파육과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

동파육은 잇몸으로 먹어도 될 정도의 극강의 부드러움인데 비해, 이것은 그냥 부드러운 고기의 식감입니다.

20251031_171841.jpg [티엔미미 홍소육덮밥]

마지막 음식은 ‘어항육사덮밥’입니다. 이게 은근 불맛이 느껴지는데 각종 야채와 고기의 조화가 좋습니다. 다만 ‘홍소육덮밥’을 먹은 후라서 그런지 다소 묻히는 맛입니다. 단독으로 먹었다면 역시 맛있는 음식이네요.

20251031_171836.jpg [티엔미미 어항육사덮밥]



먼저 와봤던 아들이 세트 메뉴로 딤섬을 선택하면 종류별로 한 개씩만 나와 제대로 맛을 음미할 수 없었다고 하여, 오늘은 무려 6개의 딤섬(마늘새우찜, 트러플쇼마이, 부추새우딤섬, 바질쇼마이, 날치알새우딤섬, 디저트 딤섬)을 시켰습니다.


역시 ‘딤섬의 여왕’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딤섬 하나하나가 모두 맛있더군요.


지금까지 홍콩을 4번 정도 다녀왔는데, 매번 호텔 인근의 현지인들이 아침마다 즐겨 먹는 딤섬집에 가서 ‘슈마이’와 ‘하가우’ 등 딤섬을 엄청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말이 안 통해서 좀 힘들기는 했지만, 메뉴판 그림을 일일이 손으로 찍으면서 주문하니 가능은 하더군요.


홍콩의 공식 언어는 중국어와 영어라고 하는데, 작은 골목 식당이나 포장마차를 가보면 영어가 거의 안 통합니다. 이런 때는 만국 공통어인 손짓과 발짓, 그리고 밝은 미소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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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마다 방문한 현지 딤섬집]
20161227_085939.jpg [호텔 룸에서 아침 식사로 먹은 딤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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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했던 다양한 딤섬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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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에 딤섬, 홍콩 리걸 리버사이드 호텔]

솔직히 그때도 맛있게 먹었다는 기억만 나지 어떤 맛이었는지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간혹 제 입맛에는 안 맞는 맛이 있던데, 티엔미미의 딤섬은 그런 것은 없었고 모두 맛있더군요.


조금 무리해서 먹기는 했는데 맛있고 즐겁게 먹어서 인지 후회는 없습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타니 배가 불러서인지 혈당 급상승이 있어서인지 잠이 솔솔 오네요.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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